득의타락

절망 속의 죄

by 이 범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세종 34년(1452년) 가을

충청도 산속 동굴

주인공:

이득(李得, 59세): 아함의 조카, 남원에서 탈출

큰딸(20세): 득의 맏딸

작은딸(18세): 득의 둘째 딸

혜능 대사(慧能大師, 92세): 고승

이아함(李亞含, 107세): 득의 숙부


두려움 속의 도피

남원이 멸망한 후.득은 소아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음이 불안했다.

"아버지, 여기 괜찮아요?"

큰딸이 물었다.

"모르겠다..."

"남원처럼 되는 거 아닐까요?"

"그럴지도..."

득은 두려웠다.

'혹시 여기도 멸망하면...?'

'하늘님께서 소아도 심판하시면...?'

며칠 밤을 뒤척였다.

악몽을 꾸었다.

불이 내리는 꿈.

유황이 쏟아지는 꿈.

아내가 소금 기둥이 되는 꿈.

"안 돼!"

소리치며 깼다.

"아버지!"

두 딸이 달려왔다.

"괜찮으세요?"

"괜찮다... 꿈이었다..."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우리... 여기서 나가자."

"어디로요?"

"산으로."

"산이요?"

"그래. 멀리."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득은 결정했다.

며칠 후.

득과 두 딸은 산으로 올라갔다.

깊은 산속.

동굴을 발견했다.

"여기서 살자."

"여기서요?"

"그래. 안전하다."

"하지만..."

"말 끝까지 하지 마라."

득의 목소리가 거칠었다.

"우리는 여기서 산다."

동굴 생활이 시작되었다.

춥고 어두웠다.

외롭고 불안했다.

득은 날마다 술을 마셨다.

"아버지, 술 좀 줄이세요..."

"내버려 둬!"

슬픔을 잊기 위해.

두려움을 잊기 위해.

아내를 잊기 위해.

술을 마셨다.



큰딸의 계략

어느 날 밤.

큰딸이 작은딸에게 말했다.

"동생아."

"언니."

"우리 아버지 늙으셨어."

"그러게..."

"이 땅에는 우리에게 올 남자가 없어."

"맞아..."

그들은 동굴에 갇혀 있었다.

세상과 단절되어.

"세상의 풍속대로."

큰딸이 말했다.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야 하는데."

"그런데 여기엔 아무도 없잖아."

"그래서..."

큰딸이 망설였다.

"그래서?"

"아버지에게서 자손을 얻자."

"뭐?"

작은딸이 놀랐다.

"무슨 소리야?"

"아버지와... 우리가..."

"미쳤어?"

"다른 방법이 없어."

큰딸의 목소리가 절박했다.

"우리 대가 끊기면 어떡해?"

"아버지 대가 끊기면?"

"하지만 그건..."

"자, 아버지에게 술을 드시게 하고."

"우리가 아버지와 함께 누워."

"그분에게서 자손을 얻는 거야."

"언니... 그건 죄야..."

"다른 방법이 있어?"

작은딸은 말을 잃었다.

정말 다른 방법이 없었다.

동굴에는 그들 셋뿐.

세상과 단절되어.

"생각해 봐."

큰딸이 계속 말했다.

"우리가 죽으면 아버지 대가 끊겨."

"아함 숙조부님 대도."

"우리가 마지막 희망이야."

"하지만..."

"결정해."

그날 밤.

큰딸은 아버지에게 술을 드렸다.

"아버지, 드세요."

"고맙다..."

득은 이미 취해 있었다.

더 마셨다.

정신을 잃을 때까지.

"아버지."

큰딸이 불렀다.

"으음..."

대답이 없었다.

큰딸은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득은 딸이 누웠다 일어난 것을 몰랐다.

술에 취해.

의식이 없었다.


작은딸의 차례

이튿날 아침.

득은 일어났다.

"머리가..."

숙취로 고통스러웠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

기억이 없었다.

큰딸이 다가왔다.

"아버지, 괜찮으세요?"

"으음...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봐..."

"더 쉬세요."

그날 저녁.

큰딸이 작은딸에게 말했다.

"간밤에는 내가 아버지와 함께 누웠어."

"... 정말 했어?"

"응."

"언니..."

"오늘 밤에도 아버지에게 술을 드시게 하자."

"그리고 네가 가서 아버지와 함께 누워."

"나도?"

"그래. 그렇게 해서 그분에게서 자손을 얻는 거야."

작은딸은 울었다.

"언니, 나는 못 하겠어..."

"해야 해."

"왜?"

"우리 대를 이어야 하니까."

"하지만 이건 죄야..."

"다른 방법이 없어."

작은딸은 고민했다.

밤새도록.

'정말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공주로 돌아가면...?'

'아니야, 아버지가 안 가셔.'

'그럼 어떡하지...?'

결국 작은딸도 결정했다.

그날 밤.

작은딸은 아버지에게 술을 드렸다.

"아버지, 드세요."

"오늘도 술이냐..."

"네... 기분 푸시라고..."

득은 마셨다.

많이 마셨다.

또 정신을 잃었다.

작은딸이 일어나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득은 딸이 누웠다 일어난 것을 몰랐다.



후회와 결과

몇 달 후.

두 딸 모두 임신했다.

"아버지..."

큰딸이 말했다.

"왜?"

"저희가... 임신했어요..."

"뭐?"

득은 놀랐다.

"누구의 아이냐?"

"..."

두 딸은 대답하지 못했다.

"누구냐고!"

"아버지..."

큰딸이 울며 말했다.

"아버지 아이예요..."

득은 얼어붙었다.

"뭐라고?"

"저희가... 아버지와..."

"그게 무슨 소리냐!"

"아버지께 술을 드린 후에..."

득은 주저앉았다.

"안 돼... 안 돼..."

"제가 기억을 못 하시는 줄 알고..."

"이게... 이게 무슨 일이냐..."

득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내가... 내 딸들과..."

"죄송해요, 아버지..."

"왜... 왜 그런 짓을...?"

"대를 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득은 통곡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냐..."

"남원을 떠난 것도 모자라..."

"이제 이런 죄까지..."

몇 달 후.

큰딸이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무엇이라 할까요?"

"모(慕)라 해라."

득이 말했다.

"아버지로부터 왔다는 뜻이다."

"부끄러운 이름이다."

"하지만 진실이다."

작은딸도 아들을 낳았다.

"이름은요?"

"암(暗)이라 해라."

"암?"

"어둠 속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득의 목소리는 슬펐다.

에필로그 - 숙부의 발견

일 년 후.

아함이 득을 찾아왔다.

산속 동굴까지.

"득아!"

"숙부님..."

득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여기서 뭐 하는 거냐?"

"저는... 죄인입니다..."

"무슨 소리냐?"

득은 모든 것을 고백했다.

두려움.

술.

딸들과의 일.

두 손자.

아함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득아..."

"죄송합니다, 숙부님..."

"일어나라."

"예?"

"일어나서 나를 따라오너라."

"하지만 저는..."

"하늘님께서 아직 너를 버리지 않으셨다."

"어떻게 아세요?"

"너를 살려주셨지 않으냐."

"남원에서."

"하지만 이런 죄를..."

"회개하면 된다."

아함이 득의 손을 잡았다.

"자, 일어나라."

"공주로 돌아가자."

"두 딸과 손자들도 데리고."

"숙부님..."

"새로 시작하는 거다."

득은 울었다.

"감사합니다..."

그들은 공주로 돌아왔다.

혜능 대사가 득을 맞았다.

"득 거사."

"대사님..."

"고통스러웠겠습니다."

"제가... 큰 죄를 지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아함 거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득은 고개를 숙였다.

"절망 속에서."

대사가 말했다.

"사람은 이상한 선택을 합니다."

"죄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하늘님께서는."

"그 죄인도 받아주십니다."

"정말입니까?"

"회개하면 됩니다."

득은 제단 앞에 엎드렸다.

"하늘님, 용서하소서..."

"제가 두려워했습니다..."

"절망했습니다..."

"술에 취했습니다..."

"딸들과 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하소서..."

오래 울었다.

그날부터 득은 변했다.

술을 끊었다.

산에서 내려와.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

두 딸도 각각 결혼했다.

의로운 남자들과.

손자들도 자랐다.

모와 암.

부끄러운 시작이었지만.

하늘님의 자비 안에서 자랐다.

십 년 후.

득은 혜능 대사와 차를 마셨다.

"대사님."

"네."

"제가 배운 것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절망하면 안 된다는 것."

"그렇습니다."

"저는 절망했습니다."

"남원이 멸망한 후."

"아내를 잃은 후."

"그래서 산으로 도망갔습니다."

"세상과 단절되었지요."

"네. 그게 잘못이었습니다."

"동굴에서."

"술만 마시며."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제는 공주에 있습니다."

"숙부님과 함께."

"사람들과 함께."

"하늘님과 함께."

"잘 선택하셨습니다."

득은 미소 지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야 합니다."

"홀로가 아니라."

"함께."

"그것을 배웠습니다."

"롯은 초아르를 떠나 산으로 올라가서 자기의 두 딸과 함께 살았다. 초아르에서 사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맏딸이 작은딸에게 말하였다. 우리 아버지는 늙으셨고, 이 땅에는 우리에게 올 남자가 없구나. 자, 아버지에게 술을 드시게 하고, 우리가 아버지와 함께 누워 그분에게서 자손을 얻자. 이렇게 해서 롯의 두 딸이 아버지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창세기 19:30-36

절망의 죄.

득은 두려워했다.

소아도 멸망할까 봐.

산으로 도망갔다.

동굴에 숨었다.

고립되었다.

세상과 단절되었다.

하늘님과도 멀어졌다.

술로 슬픔을 달랬다.

정신을 잃었다.

죄를 지었다.

딸들도 절망했다.

대가 끊길까 봐.

잘못된 선택을 했다.

절망은 죄를 낳는다.

고립은 타락을 부른다.

교훈:

두려워도 도망가지 마라.

절망해도 고립되지 마라.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늘님과 함께.

사람들과 함께.

그것이 살아가는 길이다.

회개하면 용서받는다.

새로 시작할 수 있다.

그것이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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