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의 이야기

에사우의 자손들

by 이 범


2092년, 선우민준의 장례식이 끝난 후.
제주 재단 본부.
일곱 자녀가 모였다.
르우벤(62세), 시메온(60세), 레위(58세), 유다(56세), 디나(43세), 요셉(51세), 벤자민(45세).
"이제 우리가 이야기를 이어가야 해."
장남 르우벤이 말했다.
"아버지께서 남기신 유산을 어떻게 할지."
시메온이 물었다.
"유산? 돈 말하는 거야?"
"돈만이 아니야. 아버지의 정신, 가르침, 재단... 모든 것."
일곱 자녀는 각자 다른 길을 걸어왔다.
르우벤: 선우그룹 부회장. 서울. 기혼, 자녀 3명.
시메온: 병원장. 춘천. 기혼, 자녀 2명.
레위: 목사. 춘천. 기혼, 자녀 4명.
유다: 예술가. 서울. 기혼, 자녀 1명.
디나: 피해자 지원 단체 대표. 제주. 미혼, 입양아 2명.
요셉: AI 재단 제주 분원장. 제주. 기혼, 자녀 2명.
벤자민: 스타트업 CEO. 서울. 기혼, 자녀 2명.
총 16명의 손주들.
"우리가 아버지 이야기를 기록해야 해."
요셉이 제안했다.
"어떻게?"
"족보를 만드는 거야. 선우 가문의 족보."
"족보?"
"응. 아버지께서 일본에서 어떻게 사셨는지, 레이코 어머니와 리나 어머니를 어떻게 만나셨는지, 우리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디나가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가 각자 어떤 길을 걸었는지도."

2093년.
요셉이 주도하여 '선우 가문 족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각 형제자매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르우벤의 이야기:
"나는 1983년생이다. 아버지 선우민준, 어머니 다나카 레이코의 장남.
도쿄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바쁘셨다. 선우다나카 테크놀로지 CEO로서.
나는 아버지를 존경했지만, 동시에 부담감을 느꼈다.
'장남이니까 회사를 이어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비즈니스맨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아버지를 실망시켰다.
하지만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네 길을 가라. 나는 네가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 말씀이 나를 자유롭게 했다.
결국 나는 MBA를 하고 선우그룹에 입사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기에 후회하지 않았다.
나는 세 자녀를 두었다.
선우태민(30세, 변호사)
선우지혜(28세, 의사)
선우준호(25세, 엔지니어)
그들에게 말한다.
'할아버지처럼 네 길을 가라. 하지만 할아버지를 기억하라.'"
시메온의 이야기:
"나는 1985년생. 둘째 아들.
형 르우벤과는 2년 차이.
어릴 때 나는 분노가 많았다.
정의감이 강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참을성이 없었다.
디나 사건 때 나는 큰 실수를 했다.
폭력을 썼다.
그것이 나를 변화시켰다.
3년간 피해자 지원 단체에서 봉사하며 배웠다.
진정한 정의는 힘이 아니라 진실에서 온다는 것을.
그래서 의사가 되었다.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춘천에서 병원을 운영한다.
두 자녀:
선우민서(32세, 간호사)
선우현우(29세, 물리치료사)
그들도 치유의 길을 걷는다.
나는 아버지께 배웠다.
분노를 지혜로 바꾸는 법을."
레위의 이야기:
"나는 1987년생. 셋째.
시메온 형과 함께 디나 사건 때 실수했다.
그것이 내 인생을 바꿨다.
나는 신학을 공부하기로 했다.
영적 분노를 이해하고 싶었다.
하느님도 분노하신다. 하지만 하느님의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우리의 분노는 어디서 나오는가?
그 질문이 나를 목사로 만들었다.
춘천에서 작은 교회를 섬긴다.
네 자녀:
선우다윗(28세, 선교사)
선우사라(26세, 사회복지사)
선우요나(24세, 신학생)
선우한나(22세, 대학생)
모두 섬김의 길을 간다.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그 길을."
유다의 이야기:
"나는 1989년생. 넷째.
나는 다른 형들과 달랐다.
비즈니스에 관심 없었고, 의료에도 관심 없었고, 신학에도 관심 없었다.
나는 아름다움에 관심 있었다.
예술.
아버지는 처음에 이해하지 못하셨다.
'예술로 어떻게 먹고 사느냐?'
하지만 프니엘에서 씨름한 후, 아버지는 달라지셨다.
'네 길을 가라.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다른 길을 주신다.'
나는 화가가 되었다.
서울에서 작업한다.
주제는 항상 같다: 가족, 화해, 여정.
할아버지 태준, 아버지 민준, 어머니들, 형제자매들을 그린다.
한 자녀:
선우예린(23세, 미술학도)
그 아이도 아름다움을 찾는다.
나는 아버지께 배웠다.
찬양은 여러 형태로 온다는 것을."

디나의 이야기:
"나는 2005년생. 막내딸.
내 이야기는 아프다.
23세에 성폭행을 당했다.
그것이 나를 부쉈다.
하지만 동시에 만들었다.
나는 피해자 지원 단체를 세웠다.
제주에서.
결혼하지 않았다. 선택이었다.
대신 두 아이를 입양했다.
모두 학대 피해 아동들이다.
선우희망(18세, 고등학생)
선우빛나(16세, 고등학생)
그들에게 말한다.
'너의 과거가 너를 정의하지 않는다.'
아버지께서 내게 말씀하신 것처럼.
나는 아버지께 배웠다.
상처가 사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요셉의 이야기:
"나는 2001년생. 리나 어머니의 첫째.
45세에 태어난 아들.
'늦둥이 기적'이라고 불렸다.
나는 형들과 달랐다.
나는 아버지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가 제주로 오실 때 나도 함께 왔다.
AI 윤리를 공부했다.
아버지의 길을 이었다.
제주 재단 분원장이 되었다.
두 자녀:
선우지안(20세, 대학생, AI 전공)
선우서준(18세, 고등학생)
그들도 기술과 윤리의 교차점을 탐구한다.
나는 아버지께 배웠다.
기술은 인간을 섬겨야 한다는 것을."
벤자민의 이야기:
"나는 2007년생. 막내.
52세에 태어난 아들.
'기적 중의 기적'이라고 불렸다.
나는 가장 사랑받았다.
어머니 리나는 나를 '오른손의 아들'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것이 부담이었다.
'너는 특별해야 해.'
나는 반항했다.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아버지의 재단이 아니라.
실패했다. 두 번.
세 번째에 성공했다.
AI 윤리 인증 플랫폼.
결국 아버지의 길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내 방식으로.
두 자녀:
선우아인(15세, 중학생)
선우태양(13세, 중학생)
그들에게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 말라.'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2095년.
'선우 가문 족보'가 완성되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
3대의 이야기:
1세대: 선우태준, 선우민준
2세대: 7명의 자녀 (르우벤, 시메온, 레위, 유다, 디나, 요셉, 벤자민)
3세대: 16명의 손주
각자의 이야기, 사진, 편지, 일기가 담겨 있었다.
책 출판 기념식이 평창 새벽터에서 열렸다.
일곱 형제자매가 모였다.
16명의 손주들도.
그리고 두 어머니, 레이코(88세)와 리나(83세)도.
요셉이 책을 들어 올렸다.
"이것은 우리 가문의 족보입니다."
"할아버지 태준과 아버지 민준의 이야기."
"어머니 레이코와 어머니 리나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 일곱 형제자매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16명 손주들의 이야기."
디나가 덧붙였다.
"이것은 완벽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복잡했습니다. 두 어머니, 일곱 자녀."
"우리는 실수했습니다. 폭력도 썼고, 분노도 했습니다."
"하지만..."
르우벤이 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배웠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
"화해를, 용서를, 각자의 길을."
레이코가 일어나 말했다.
"민준이 항상 말했어요. '우리는 이상한 가족이지만,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리나가 덧붙였다.
"그 사랑이 이 족보를 가능하게 했어요."
그날 밤, 일곱 형제자매는 새벽터의 돌들을 하나하나 만졌다.
열다섯 개의 돌.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세운 돌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돌을 세웠다.
열여섯 번째 돌.
"다음 세대"
거기에는 이렇게 새겨졌다:
"선우 가문 2세대
1983-2007년생
우리는 일곱이다.
르우벤 - 책임의 아들
시메온 - 분노에서 치유로
레위 - 폭력에서 섬김으로
유다 - 찬양의 아들
디나 - 상처에서 사명으로
요셉 - 더함의 아들
벤자민 - 기쁨의 아들
각자 다른 길을 갔다.
하지만 같은 가르침을 받았다.
할아버지 태준에게서: 화해를
아버지 민준에게서: 각자의 길을
이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전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복잡해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사랑하고
배우고
이어가는 것.
선우 가문 2세대"


에필로그
2100년.
16명의 손주들이 성인이 되었다.
그들도 각자의 길을 간다.
어떤 이는 비즈니스.
어떤 이는 의료.
어떤 이는 예술.
어떤 이는 기술.
모두 다르다.
하지만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선우태준과 선우민준.
두 형제.
화해와 분리.
사랑과 지혜.
그 유산이 3세대, 4세대로 이어진다.
평창 새벽터는 이제 선우 가문의 성지가 되었다.
매년 추석, 온 가족이 모인다.
80명이 넘는다.
모두 모이기 어렵다.
하지만 대표들은 온다.
각 세대의 대표들.
그들은 함께 돌들을 만지며 기도한다.
"할아버지, 아버지, 감사합니다."
"이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가족을 주셔서."
"우리도 잘 이어가겠습니다."
"다음 세대에게."
그리고 새벽터의 소나무는
계속 춤춘다.
바람에.
세대를 넘어.
영원히.

월, 화, 수,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