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로의 여정

하느님의 놀라운 계획

by 이 범


2148년 2월, 서울 한남동.
태준(91세)은 모든 가족을 모았다.
4대가 한자리에.
아들들, 손자들, 증손자들.
총 70명.


"모두들 짐을 꾸려라."
"할아버지, 정말 가십니까?"
"그래. 민준이가 부른다."
"판교로."
가족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각자의 집에서 짐을 쌌다.


서울 곳곳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
강남, 송파, 마포, 용산...
모두가 판교로 향할 준비를 했다.
태준은 출발하기 전 한 곳을 들렀다.


평창 새벽터.
"운전기사님, 평창으로 가주십시오."
"할아버지, 거기는 왜요?"
"가야 할 곳이 있어."
2시간 후, 평창 도착.


태준은 휠체어를 타고 새벽터로 갔다.
모든 돌들이 서 있었다.
증조부 선우민준의 돌부터
손자 박민준의 돌까지.
100년의 여정.
태준은 무릎을 꿇었다.


91세 노인이.
"하느님,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 4대를 인도하셨습니다."
"민준 할아버지부터 민준이까지."
"그리고 이제 새로운 땅으로 부르십니다."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밤의 환상.


하느님의 음성이 들렸다.
"태준아, 태준아."
태준이 놀라 대답했다.
"예, 여기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네 아버지 태민의 하느님이다."
"판교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그곳에서 너를 큰 가문으로 만들어 주겠다."
"나도 너와 함께 판교로 내려가겠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서 너를 다시 데리고 올라오겠다."
"민준의 손이 네 눈을 감겨 줄 것이다."
태준은 눈물을 흘렸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승(承)
다음날 아침.
태준은 평창을 떠났다.


서울로 돌아와 가족들을 모았다.
박민준이 보낸 버스 10대.
최고급 전세버스.
"모두 탑승하세요."
가족들이 버스에 올랐다.


태준과 그의 아들들.
손자들과 증손자들.
며느리들과 손자며느리들.
70명.
짐도 함께 실었다.


서울에서 얻은 재산.
가구, 서류, 추억의 물건들.
모두 트럭 20대에 실렸다.
그리고 출발.
서울에서 판교까지.
1시간 거리.
하지만 100년의 여정.


버스 안에서 태준은 가족들을 불렀다.
"다들 들어라."
"예, 할아버지."
"우리가 판교로 가는 것은 단순한 이사가 아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이다."
"새로운 시작이다."
태준이 가족 명단을 펼쳤다.


"우리 가족 4대를 기억하자."
1대: 선우민준
증조부
선우그룹 창업주
2027년 새벽터에서 하느님을 만남
2대: 선우태민(1986-2085), 박요셉(선우지안의 아버지)
태민: 선우그룹 회장
요셉: AI 윤리 재단 설립
3대:
태민의 아들들:
준영(77세), 준석(75세), 준호(73세), 준민(71세)
요셉의 아들:
선우지안(1963-2116) - 아프리카에서 순직
박민준(73세) - 선우그룹 부회장
4대:
준영의 자녀: 태호(50세), 지혜(48세), 민서(45세)
준석의 자녀: 현우(48세), 수진(46세)
준호의 자녀: 상훈(47세), 영미(45세), 재훈(43세)
준민의 자녀: 성민(46세), 지훈(35세)
박민준의 자녀:
준서(20세) - 이미 성인
므나쎄(17세)
에프라임(15세)
그리고 5대 증손자들까지.


총 70명.
"우리는 하나의 가족이다."
"흩어져 살았지만 이제 하나로 모인다."
"판교에서."


판교 도착 30분 전.
태준은 준석에게 지시했다.
"준석아, 먼저 가서 민준이에게 알려라."
"우리가 곧 도착한다고."
준석이 먼저 출발했다.


30분 후.
버스 행렬이 판교 땅에 도착했다.
30만 평.
거대한 땅.
임시 천막들이 세워져 있었다.



환영 현수막:
"선우 가족을 환영합니다"
박민준이 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장 차림.
73세이지만 당당했다.



버스 문이 열렸다.
태준이 내렸다.
박민준이 달려갔다.
"할아버지!"
"민준아!"
둘이 껴안았다.


한참을.
태준의 목을 껴안은 채 박민준은 울었다.
25년 만이 아니었다.
평생을 기다린 순간이었다.
"할아버지, 살아계셔서 감사합니다."
"민준아... 네가 이렇게..."
태준도 울었다.


"할아버지, 저는 이제 기꺼이 죽을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 얼굴을 보고."
"할아버지가 살아계신 것을 확인했으니."
형들도 버스에서 내렸다.
70명의 가족 전체가.
박민준이 그들을 맞이했다.


박민준이 가족들을 천막으로 안내했다.
"여러분, 잠시 쉬십시오."
"제가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님께 보고하겠습니다."
"뭐라고 보고하실 건데?"
박민준이 미소 지었다.


"'가나안에서... 아니, 서울 각지에서 살던 제 가족들이 왔습니다.'"
"'그들은 본디 사업가들이고 전문가들입니다.'"
"'각자의 재산과 재능을 가지고 왔습니다.'"
형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통령님께서 물어보실 겁니다."
"'너희 가족의 생업이 무엇이냐?'"
"그때 이렇게 대답하십시오."
박민준이 가족들에게 말했다.


"'저희는 대대로 이 나라를 섬겨온 사람들입니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저희도 그러했습니다.'"
"'기업을 경영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사회를 섬겼습니다.'"
"그러면 대통령님께서 기뻐하실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판교에 정착할 수 있을 겁니다."
준민이 물었다.


"민준, 왜 그렇게 말해야 하지?"
박민준이 설명했다.
"대통령님은 우리 가족의 지혜를 원하십니다."
"이 나라를 섬기는."
"그래서 우리가 전문가이고 봉사자라는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그러면 판교에서 환영받을 것입니다."
모두가 이해했다.


박민준이 청와대로 갔다.
2시간 후 돌아왔다.
"대통령님께서 허락하셨습니다."
"우리 가족 70명 모두 판교에 정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박민준이 서류를 펼쳤다.


"30만 평 토지 사용권."
"50년간."
"무상으로."
가족들이 환호했다.
태준은 눈물을 흘렸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을 이곳으로 인도하셔서."
"100년의 여정을 이렇게 마무리하게 하셔서."


에필로그
그날 밤.
첫 번째 가족 모임.
70명이 큰 천막에 모였다.
박민준이 일어나 말했다.


"여러분, 오늘부터 우리는 판교 가족입니다."
"선우 패밀리."
"4대가 함께."
"증조할아버지 민준부터 5대 증손자들까지."
"모두가 하나입니다."
태준이 말했다.


"민준아, 고맙다."
"우리를 이곳으로 인도해줘서."
"하지만 할아버지, 이것은 제가 한 게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하신 겁니다."
"100년 전부터 계획하신."
박민준이 가족들을 바라봤다.


"우리는 선택받았습니다."
"이 나라를 섬기도록."
"4대에 걸쳐."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판교에서 첫 밤을 보냈다.
70명이.
천막 안에서.
하지만 마음은 평안했다.



집에 온 것 같았다.
박민준의 일기, 2148년 2월 28일:
"오늘 할아버지가 오셨다.
70명의 가족 전체가.
4대가 함께.
100년의 여정이 끝났다.


증조할아버지 민준이 새벽터에서 시작한 여정.
할아버지 태민이 이어받은 여정.
아버지 요셉과 조카 지안이 확장한 여정.
그리고 제가 완성한 여정.
이제 판교에서 새로 시작한다.



30만 평.
70명.
4대.
하느님, 감사합니다.
할아버지의 손이 제 눈을 감겨줄 것입니다.
언젠가.
그때까지 저는 섬기겠습니다.
이 가족을.
이 나라를.
하느님을.
아멘."


평창 새벽터 - 최종 기념비
1년 후, 2149년.
박민준은 평창 새벽터에 최종 기념비를 세웠다.
모든 돌을 아우르는 큰 비석.
"선우 가문 100년"
거기에는 이렇게 새겨졌다:




"4대의 여정
2027-2148
1대: 선우민준 (1992-2092)
새벽터에서 하느님을 만남
선우그룹 창업
'하느님과 동행'
2대: 선우태민 (1986-2085)
선우그룹 확장
꿈을 통한 인도
'지혜의 경영'
2대: 박요셉 (지안의 아버지)
AI 윤리 재단
다음 세대 준비
'기술과 윤리'
3대: 선우지안 (1963-2116)
아프리카 순직
씨앗의 죽음
'희생의 열매'
3대: 박민준 (2075-?)
14년 준비
7조 원 비축
나라를 구함
'섬김의 리더십'
4대: 70명
판교 정착
선우 패밀리 타운
'하나 된 가족'
100년의 여정.
새벽터에서 시작해서
판교에서 새롭게.
하느님께서 인도하셨고
하느님께서 완성하셨다.



이 비석을 보는 자들아,
기억하라.
하느님의 계획은
한 세대로 끝나지 않는다.
4대에 걸쳐
100년에 걸쳐
완성된다.
인내하라.
순종하라.
섬기라.
그러면
너희도 보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놀라운 계획을.
선우 가문



2027-2148"
박민준은 비석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느님, 100년 여정을 완성하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판교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5대, 6대, 7대..."
"영원히 하느님을 섬기는 가문으로."
"아멘."
바람이 불었다.
하느님의 응답처럼.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



월, 화, 수,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