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의 만남

대통령의 손자

by 이 범


2418년 8월, 한강.
바구니가 강물을 따라 흘러갔다.
요게벳의 아들.
이름도 없는 아기.



3개월 된 사내아이.
딸 미리암(7세)이 강변을 따라갔다.
"아기야... 어디로 가니..."
바구니는 계속 흘러갔다.
한강 하류로.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구니가 한 저택 앞에 멈췄다.


대통령 김철수의 여름 별장.
한강변에 세워진 호화 저택.
그날 아침.
대통령의 딸 김하나(25세)가 산책을 나왔다.
한강변을.
그녀는 바구니를 발견했다.


"저게 뭐지?"
하녀에게 가져오게 했다.
바구니를 열었다.
아기가 울고 있었다.
"아이고, 아기네!"
김하나는 아기를 안아 올렸다.


"가엾어라... 선우 가문 아이로구나."
"어떻게 아십니까, 아가씨?"
"요즘 선우 가문 사내아이들이 강에 버려진다잖아."
"아버지 명령으로..."
김하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나는 그 명령이 옳지 않다고 생각해."
"하지만 대통령님께서..."
"알아. 하지만 나는 이 아이를 구할 거야."
그때 미리암이 다가왔다.


용기를 내어.
"아가씨."
"누구니?"
"제가... 아기를 위해 유모를 구해드릴까요?"
"유모?"
"네. 선우 가문 여자 중에 젖이 나는 사람을."
김하나가 생각했다.


'그렇지. 아기에게 젖이 필요해.'
"그래, 데려와라."
미리암이 달려가 어머니 요게벳을 데려왔다.


"이 여자가 아기를 키울 수 있습니다."
요게벳은 눈물을 참으며 아기를 바라봤다.
'내 아들...'
김하나가 말했다.


"당신이 이 아기를 키워주겠소?"
"네, 아가씨."
"급여를 드리겠소. 잘 키워주시오."
"감사합니다."
요게벳은 자신의 아들을 다시 안았다.


합법적으로.
급여를 받으며.
하느님의 기적이었다.



3년 후.
2421년.
아기가 자랐다.
요게벳은 아들을 김하나에게 데려갔다.


약속대로.
김하나는 아이를 입양했다.
"내 아들로 삼겠어."
"이름을 뭐라고 지으시겠습니까?"
김하나가 생각했다.


"모세."
"모세요?"
"그래. '물에서 건져냈다'는 뜻이야."
"내가 강에서 이 아이를 건졌으니까."
모세(3세)는 대통령 손자가 되었다.


대통령 궁에서 자랐다.
최고의 교육.
최고의 환경.
하지만 모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선우 가문 출신이라는 것을.
어머니 요게벳이 몰래 가르쳤다.


"너는 선우 가문 사람이야."
"선우민준, 박민준, 에프라임."
"우리 조상들을 기억해."
"하느님을 섬기는 가문."
모세는 자랐다.


두 세계 사이에서.
대통령 궁과 선우 가문 사이.


모세의 선택
2458년.
모세(40세).
어느 날, 그는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


선우 가문 사람들이 일하는 곳.
감독관이 한 노인을 때리고 있었다.
"이 늙은이가 일을 제대로 안 해!"
선우 가문 노인(65세).
모세는 그를 알아봤다.


먼 친척.
분노가 치밀었다.
모세는 주위를 둘러봤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감독관을 쳤다.
한 방에 쓰러졌다.


죽었다.
모세는 시체를 모래에 묻었다.
급히.
다음날.
모세는 다시 현장에 갔다.
두 선우 가문 사람이 싸우고 있었다.


"왜 형제끼리 싸우시오?"
한 사람이 모세를 노려봤다.
"당신이 우리 재판관이오?"
"우리를 죽일 건가요?"
"어제 그 감독관처럼?"
모세는 얼어붙었다.


'들켰구나...'
소문이 퍼졌다.
대통령 김철수가 알았다.
"모세가 사람을 죽였다?"
"네, 각하. 우리 감독관을."
"선우 가문 사람을 도우려고."
김철수가 분노했다.


"모세를 체포하라!"
"죽여라!"
모세는 도망쳤다.
그날 밤.
대통령 궁에서 탈출.
어디로?
모른다.
그냥 도망쳤다.


광야에서
모세는 북쪽으로 도망쳤다.
강원도 산속.
아무도 없는 곳.
사람들을 피해.
며칠을 걸었다.
지치고 배고팠다.


어느 우물가에 도착했다.
산골 마을.
그곳에서 한 무리를 봤다.
목자들.
양 떼를 몰고 왔다.
그리고 일곱 자매.
그들도 양을 몰고 왔다.


우물에서 물을 길으려 했다.
하지만 목자들이 막았다.
"여자들은 뒤로 가!"
"우리가 먼저야!"
자매들이 밀려났다.
모세는 일어났다.
목자들에게 다가갔다.


"비키시오."
"뭐?"
"저 여자들이 먼저 왔소."
"넌 누군데?"
모세가 목자 하나를 밀쳤다.


"정의가 먼저요."
목자들이 덤볐다.
하지만 모세는 강했다.
40년간 무술 훈련.
대통령 궁에서.
목자들을 제압했다.


"가시오."
목자들이 도망쳤다.
모세는 자매들을 도왔다.
양 떼에게 물을 먹였다.
"고맙습니다."
"별말씀을."
자매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저녁.
자매들의 아버지 이드로(60세)가 물었다.
"오늘 어째서 일찍 돌아왔느냐?"
"한 남자가 도와줬어요, 아버지."
"목자들한테서 우리를 구해주고."
"양 떼에게 물도 먹여줬어요."
이드로가 놀랐다.


"그 사람이 어디 있느냐?"
"우물가에요."
"어째서 그를 내버려 두었느냐?"
"불러와라!"
"음식을 대접해야지!"
자매들이 모세를 데려왔다.


이드로의 집.
산골 목장.
"어서 오시오."
"감사합니다."
"함께 식사합시다."
모세는 이드로와 이야기했다.


"당신은 누구요?"
"저는... 도망자입니다."
"어디서?"
"서울에서."
"무슨 일로?"
모세가 설명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선우 가문 출신.
대통령 양아들.
살인.
도망.
이드로는 조용히 들었다.
"여기 머물겠소?"
"예?"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하오."
"목장 일을 도와줄."
"그리고..."
이드로가 미소 지었다.


"내 딸 중 하나를 아내로 주겠소."
모세는 놀랐다.
"저 같은 도망자에게요?"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오."
"그것으로 충분하오."


모세는 이드로의 청을 받아들였다.
그의 딸 치포라(25세)와 결혼했다.
산골 목장에서 살았다.
2459년.
치포라가 아들을 낳았다.


모세는 아기를 안았다.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당신이 지으세요."
모세가 생각했다.


"게르솜."
"무슨 뜻이에요?"
"'낯선 땅의 이방인'이라는 뜻이야."
"왜요?"
모세가 창밖을 바라봤다.


"나는 낯선 땅에서 이방인이 되었어."
"평창이 내 고향인데."
"선우 가문이 내 가족인데."
"여기서 이방인으로 살고 있어."
치포라가 남편의 손을 잡았다.


"당신은 여기서 환영받아요."
"고마워."
하지만 모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평창을 그리워했다.
선우 가문을.


에필로그 - 섹션 1: 오랜 세월
40년이 흘렀다.
2458년부터 2498년까지.
모세는 산골에서 살았다.
목자로.
치포라와 두 아들.
게르솜과 엘리에제르.
평화로운 삶.
하지만 잊지 못했다.



평창을.
선우 가문을.
그 40년 동안.
세상은 변했다.
대통령 김철수가 죽었다.


2480년.
새 대통령이 왔다.
하지만 억압은 계속되었다.
선우 가문은 여전히 노예로 일했다.
20만 명이 되었다.
출산율이 여전히 높았다.


하느님의 축복.
하지만 고통도 컸다.
에필로그 - 섹션 2: 부르짖음
2498년.
평창.
선우 가문 20만 명.
그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80년간의 억압.
2418년부터 2498년까지.
3대가 노예로 살았다.
어느 날.
평창 새벽터에서.
20만 명이 모였다.
조상들 무덤 앞에서.
선우민준, 태준, 박민준, 에프라임, 므나쎄...
그들은 부르짖었다.


"하느님!"
"우리를 구원하소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습니다!"
"조상들께 약속하신 것을 기억하소서!"
20만 명이 함께 울었다.
신음했다.
기도했다.
그 소리가 하늘로 올라갔다.


하늘에서.
하느님께서 들으셨다.
그들의 신음 소리를.
그리고 기억하셨다.
선우민준과 맺으신 계약을.
"네 후손을 큰 민족으로 만들겠다."
박민준과 맺으신 약속을.
"네 가문을 영원히 지키겠다."
에프라임의 예언을.


"하느님께서 반드시 너희를 찾아오실 것이다."
하느님께서 선우 가문을 살펴보셨다.
20만 명을.
80년의 고통을.
그리고 그들의 처지를 아셨다.
그날 밤.
하늘이 열렸다.
별들이 쏟아졌다.
평창 새벽터에 빛이 내렸다.



20만 명이 보았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고 계신다!"
"우리를 기억하신다!"
희망이 피어올랐다.
어둠 속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세의 일기, 2498년
산골 오두막에서.
모세(80세)는 일기를 썼다.


"40년이 흘렀다.
나는 이제 80세 노인.
산골 목자.
가족도 있고.
평화도 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비어있다.
평창이 그립다.
선우 가문이 그립다.


그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도망자.
살인자.
늙은 목자.
아무 힘도 없다.
하지만 오늘.
이상한 느낌이 든다.
뭔가 변화가 오고 있다.


하늘이 움직이고 있다.
하느님께서 무언가를 하실 것 같다.
혹시...
혹시 나를 부르시는 건 아닐까?
아니다.
나 같은 늙은이를?
불가능하다.
하지만...
내일 양 떼를 몰고 산으로 올라가야겠다.




깊은 산속으로.
혹시 하느님께서 거기서 만나주실지도.
기다려보자."
다음날 아침.
모세는 양 떼를 몰고 산으로 올라갔다.
호렙산.
깊은 산속.
거기서 무언가를 보게 될 것이었다.



불타는 떨기나무를.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 바뀔 것이었다.
완전히.

월, 화, 수,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