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잃어버린 평화 [7]

by seungbum lee

동굴안으로 들어가 작은 방 크기의 옛날 신부님의 제의실 인듯한 장소가 있었다.

책장과 작은 상이 보였고 촛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이산갑이 들어서자 돗자리 바닥에 앉아 있던 남자 두 명이 벌떡 일어 나서 환한 반색을 하며 이산갑을 맞이한다.

"동지! 문안 인사드립니다 " 하며 두 사람은 넙죽 엎드려 이산갑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산갑은 두 사람의 팔을 하나씩 잡아 그들을 일으키며 " 동지들! 먼 길 오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였소? 모두 안녕하시지요? 우선 자리에 앉읍시다 "하며 그들을 앉게 하고 간이 부엌처럼 된 곳에 쇠주전자에 물을 넣고 작은 화덕에 걸었다.

선암사 행자 스님이 여린 잎 녹차를 정성 들여 말린 녹차를 싼 백지 주머니를 꺼내 물이 끓자 녹차잎을 그곳에 넣었다. 녹차의 잎이 한순배 돌아갈 즈음 아산갑이 말을 했다."백산(白山) 선생은 잘 계시지요?" 백산은 지대형(池大亨)의 호이다. 지청천(池靑天)이라고도 불린 독립군과 광복군 총사령관이기도 하다.

그렇다 이산갑은 한도회의 비밀 조직회원으로 이육사, 홍범도 같은 분들과 이 회에 참여하고 있었던 그런 모임이었던 것이다"네, 어르신. 어르신의 염려 덕분에 사령관님께서는 건강히 저희를 이끌어 주시고 계십니다. 동지들도 많아지고 무기와 피복 군량미들도 차곡차곡 비축되고 있습니다"이산갑과 한재호 김유성 두 사람은 백산이 보내온 밀서를 토대로 한 참을 이야기를 나누고 그 밀서를 촛불에 태워 재로 만들어 버린 뒤에도 얼마간의 담소를 나누었다.

두식경이 지난 후 그 들은 조부님이 준 군자금과 문서가 든 가방을 자신들이 가져온 봇짐에 나눠 등에 들춰 매며 말을 했다.

" 동지,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기도 하겠습니다."한재호가 이산갑의 손을 굳게 잡으며 말을 했다. 김유성은 권총과 단도등을 가방 깊숙이 챙겨 넣고 그 위에 쌀보리와 약간의 개떡을 얹혀 넣고 봇짐을 메며 이산갑을 향해 깊은 인사를 하였다.

이 들이 먼저 동굴을 빠져나간 뒤에도 이산갑은 손에 묵주를 쥐고 동고상 앞에 서서 그 들의 무사한 여정을 위해 기도를 하였다. 동굴을 빠져나온 이산갑은 여유로움 속에 평온을 찾은 모습으로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 햇살이 나뭇잎 위에 부드럽게 깃들며, 산새들이 나직이 노래를 불렀다. 바람은 이산갑의 걸음에 따라 리듬을 맞추는 듯했다."걸어 내려가던 숲 바위 위로 한 마리의 노루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산갑은 한동안 발길을 멈추며 노루의 맑은 눈빛을 응시했다.

맑은 구술 같은 눈동자로 노루 역시 이산갑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이산갑에게 일본의 만행에 고통받는 동포들 모습을 그 맑은 눈동자를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하산하는 동안 이산갑의 생각이 방금 떠난 동지들로 향하며 그들의 무사함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루를 바라보던 그는 동지들의 발걸음 소리가 아직도 마음속에 울리는 듯 느껴졌다. 그들이 안전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반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