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의 사랑이야기

by seungbum lee

사랑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그것은 커다란 사건이기보다는, 두 사람만이 아는 작은 흔적과 마음의 언어로 이루어진다. 남들이 보기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날들, 숲을 스치는 바람이나 계절이 바뀌는 소리처럼 비밀은 조용히, 그러나 깊게 두 사람의 일상을 적신다. 우리의 사랑 또한 그랬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이미 우리 사이엔 작은 비밀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나는 너에게 “오늘은 날씨가 참 따뜻하다”고 말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애틋한 감정을 전했다. 너는 “아침에 네 생각이 났어”라고 말했지만, 사실 그 말뜻은 “오늘 하루도 네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라는 소망이었다. 우리가 나눈 대화, 함께 걷는 골목, 무심코 잡은 손, 눈을 마주친 짧은 순간마다, 둘만이 아는 기호와 암호들이 새겨졌다. 사랑의 비밀은 이런 소소한 일상 속에서 버릇처럼 만들어졌다.

다른 사람들은 결코 알아차릴 수 없는 우리만의 신호가 있다. 카페에서 마주 앉아 너는 컵의 손잡이를 천천히 돌리고, 나는 휴대폰을 테이블 끝에 가만히 내려놓는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집중하자”, “내가 네 곁에 있단 걸 느껴줘”라는 조용한 선언이다. 말없이 마주 보는 찰나, 우리 마음속엔 같은 풍경이 흐른다. 이런 순간들이 쌓이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둘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그 속에서는 마음껏 웃고, 아프고, 설레어도 된다.

사랑을 시작한 뒤, 가장 많이 바뀐 건 내 마음의 풍경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없는 감정들을 너와만 공유하게 되었다. 기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전화를 걸고, 힘든 일이 생기면 말하지 않아도 내 어깨를 토닥여 줄 너를 떠올렸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우리가 나누는 작고 사소한 비밀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약속이 된다. 슬픔이 밀려올 때면, 너의 따뜻한 손이 내 손을 감쌀 때의 감촉이 떠올랐다. 그 감촉 하나로 다시 버틸 용기를 얻었다.

우리 사이에는 때때로 오해와 다툼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 지나면, 더 단단해지는 것도 우리의 비밀이다. 서로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밤늦게 보내는 짤막한 메시지나 다음 날 건네는 미소로 우리는 용서를 전한다. 그 미소를 보면 가슴이 저릿하게 아파오면서도 행복하다. 우리만이 아는 화해의 신호, 애틋함, 속삭임, 그것들이 우리가 지키는 또 하나의 비밀이 된다.

사랑의 비밀은 어느새 우리를 특별하게 해준다. 큰 말이나 거창한 이벤트 없이도, 작은 비밀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를 살아간다. 시간이 흘러도, 그 비밀들은 조금도 빛을 잃지 않는다. 어쩌면 언젠가 누군가에게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해도, 온전히 전해질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 비밀의 조각 하나하나가 우리 사랑의 근원이면서, 둘만이 지닐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다짐한다. 너와 내가 나누고 쌓아가는 모든 순간, 그 안에 스며든 수많은 비밀들을 오래도록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서로의 눈빛과 손짓, 작은 습관과 약속들,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 모든 감정까지. 둘만의 사랑의 비밀이 우리를 이어주는 특별한 연결고리임을, 그 무엇보다 더 소중한 우리의 이야기임을.

keyword
작가의 이전글카페에서 시작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