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제4장: 남쪽으로
보름달이 떠오른 밤, 소서노와 두 아들은 5천의 무리를 이끌고 출발했다.
성문을 나서는 순간, 온조는 뒤를 돌아보았다. 졸본성의 불빛이 저 멀리 희미하게 보였다. 그곳에는 자신들이 남겨두고 온 모든 것이 있었다. 추억도, 영광도, 그리고 아버지의 무덤도.
"온조야." 어머니가 말을 타고 다가왔다. "뒤를 돌아보지 마라. 이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앞이다."
"예, 어머님."
행렬은 천천히 남쪽으로 움직였다. 추운 겨울바람이 그들의 얼굴을 때렸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새로운 땅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며칠간의 여정 끝에 그들은 한강 유역에 도착했다. 강물은 겨울 추위에 얼어붙어 있었지만, 온조는 이 땅의 잠재력을 보았다. 기름진 평야, 풍부한 물, 그리고 주변의 작은 부족들.
"어머님, 이곳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나는 바다가 보이는 곳이 좋다. 미추홀로 가겠다."
"형님, 우리가 힘을 합쳐야..."
"동생아, 나는 언제까지나 네 그림자로 살 수 없다. 너는 네 나라를 세우고, 나는 내 나라를 세우겠다."
소서노는 두 아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두 아들이 함께 있으면 언젠가는 충돌할 것이라는 것을. 차라리 지금 헤어지는 것이 나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하거라. 비류는 미추홀로, 온조는 이곳 하남에 머물러라. 하지만 잊지 마라. 너희는 형제다. 서로 돕고 지켜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