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11)

얼마나 따뜻한 일인지

by 이 범

“소연 씨, 이 공간… 책방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준혁이 카페 한쪽 구석을 가리켰다.

낡은 책장이 놓인 작은 공간.

햇살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자리였다.


“여기요?”

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건 준혁 씨 카페잖아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카페는 계속 카페고요.

그냥… 소연 씨의 꿈이 시작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말에, 나는 숨이 막히는 듯했다.

누군가가 내 꿈을 이렇게 진심으로 응원해준다는 건

처음이었다.


“저… 아직 많이 부족해요.

책방을 운영할 경험도 없고,

그냥 막연한 꿈일 뿐인데…”


그는 조용히 내 옆에 앉았다.

“꿈은 원래 막연한 거예요.

하지만 그걸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씩 선명해지죠.”


그 말에,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준혁 씨가 있어서…

저, 요즘 많이 용감해졌어요.”


그는 말없이 내 손에 작은 종이 한 장을 건넸다.

그 위엔 손글씨로 적힌 문장이 있었다.

“당신이 있는 공간은, 나에게 가장 따뜻한 서재입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내 마음의 문이 조금 더 열렸다.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밖은 노을이 지고 있었고,

카페 안은 조용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 일인지 깨달았다.

월, 화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