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거울 앞에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별것 아닌 일상복도 여러 번 갈아입어보고, 립스틱 색깔 하나에도 한참을 고민한다. 왜 이러고 있는 걸까, 나조차 웃음이 나온다. 어제 그와 나눈 짧은 대화가 계속 떠오른다.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진 따뜻함, 내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던 그 시선. 평범한 인사였을 뿐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두근거리는 걸까. 버스를 기다리며 문득 그가 말했던 좋아하는 음악이 생각났다. 집에 와서 그 노래를 찾아들었는데, 가사 한 줄 한 줄이 가슴에 와닿았다. 같은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쁠 수 있다니.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모두 눈을 반짝이며 연애 상담을 해준다. 하지만 아직은 이 느낌이 뭔지 확실하지 않다. 그냥 이 설렘을 조용히 간직하고 싶다. 혼자만의 달콤한 비밀처럼. 그와 함께하고 싶은 일들이 하나씩 늘어간다. 함께 영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산책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 감정이 사랑의 시작일까?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 떨림과 기대감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매일이 조금씩 특별해지는 것 같다. 내일도 그를 만날 수 있을까? 이번엔 좀 더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을까? 가슴 한편에 피어나는 이 작은 희망이, 오늘 하루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