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사랑: 무와 배추의 여정(1)

씨앗의 속삭임 – 탄생의 철학

by seungbum lee


씨앗의 속삭임 – 탄생의 철학
어두운 흙 속, 세상의 시작처럼. 무의 씨앗은 강인한 뿌리를 꿈꾸며 조용히 웅크리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를 '땅의 전사'라 불렀다. "나는 단단해야 해. 바람이 불어도, 비가 쏟아져도, 뿌리를 깊이 박아야만 빛을 볼 수 있지." 그의 속삭임은 철학자처럼 깊었다. 삶이란 결국 뿌리내리는 용기, 그리고 그 뿌리가 잎사귀를 키우는 기다림이 아니던가? 무는 흙의 어둠 속에서 홀로 생각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나 혼자서 빛을 향해 뻗는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피어나는 것인가?'
그 옆, 부드러운 흙 덮인 곳에 배추의 씨앗이 누워 있었다. 그녀는 '하늘의 여인'이었다. "나는 부드러워야 해. 바람에 흔들려도, 비에 젖어도, 잎을 펼쳐 햇살을 안아야만 꽃을 피울 수 있지." 배추는 꿈꾸듯 중얼거렸다. 그녀의 철학은 무와 달랐다. 삶이란 물결처럼 유연한 춤, 그리고 그 춤 속에서 타인을 감싸 안는 포용이 아니던가? '사랑이란 무엇일까? 나 혼자서 잎을 흔드는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뿌리에 기대어 피어나는 것인가?'
농부의 손이 씨앗들을 흙에 뿌렸다. 무와 배추는 아직 모른 채, 운명의 첫 속삭임을 들었다. "우리가 함께라면, 이 흙이 우리를 영원히 묶어줄 텐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