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리역
기차가 호남평야를 지나 서해안으로 접어들자, 창밖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푸른 바다가 멀리 보이고, 염전의 하얀 소금 더미들이 햇살에 반짝였다.
강지윤: (감탄하며) "와... 바다네!"
이은주: "저기 보이는 곳을 지나면 이제 전라남도로 들어서요 언니"
이은주는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송정리 역에서 내려 버스타고 한참을 달려 밀재를 넘어야 영광 우리 집이 재 너머에 있어요."
강지윤은 창문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호기심과 기대, 그리고 약간의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
말을 이어가는 은주의 목소리는 고향을 떠올리는 사람 특유의 따스한 떨림이 배어 있었다.
지윤은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처럼 작은 말을 흘렸다.
강지윤: (중얼거리듯) "이산갑 선생님... 어떤 분일까..."
이은주: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곧 알게 될 거예요. 오빠는... 새벽에 산에 오르고, 아침마다 기도하고, 하인들에게도 따뜻한 분이에요. 아마... 언니도 좋아하실 거예요."
기차는 서해의 햇살을 가르며 남쪽으로, 더 남쪽으로 달려갔다.
오랜 시간 고른 리듬을 두드리던 열차음은 어느새 자장가처럼 부드럽게 들리기 시작했다.
오랜시간을 달려온 기차 여행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두 사람은 기댄 채 서서히 눈이 감겼다.
바다 냄새가 희미하게 스며들고, 창밖의 풍경은 낮의 파도를 지나 밤의 고요로 녹아들었다.
잠든 얼굴 위로 해풍이 스친 듯, 먼 곳에서 누군가 부르는 듯한 들판의 숨결이 흔들렸다.
그렇게, 그들의 여행은 조용한 꿈결 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