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길고양이에 대한 탐닉

by 인생서점 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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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서울에 살면서 양주에다 텃밭용 밭을 샀다. 밭은 온통 쓰레기장 같은 곳이었다. 갖가지 쓰레기와 오물을 치우고 농막용으로 콘테이너를 들여났다 작물을 심기로 한날, 콘테이너 옆에 삼색고양이가 나를 빤히 올려다 보면서 야옹~하고 불렀다. “어 너 누구니?” 나는 그 얘를 처음 본순간 “니 이름은 양순이라고 부를께” 하고 그 자리에서 이름을 지어줬다

길에 사는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이제부터 너와나는 특별한 사이야”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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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9년도에 텃밭이 있는 시골로 이사를 갔는데. 우리집을 어떻게 알았는지 대문 문턱이 다 닳도록 드나들었다.

어느 추운 겨울, 양순이는 갓 태어난 새끼들을 데리고 우리집으로 이사를 왔다

현관앞에다 따뜻한 하우스를 만들어줬다 양순이는 그해 따뜻한 겨울을 보냈고 우리가족은 현관이 아닌 거실창으로 드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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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짝짓기는 주로 봄가을로 이뤄졌으나 요즘 길고양이들은 먹이가 풍푸하고 환경이 좋아져서 때를 가리지 않고 짝짓기를 한다

“다정함이 살아남는다”는 책에서는 ‘진화생존에서 ’친화력과 다정함‘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동물은 없다“라는 최재천 교수님의 책에서도 두려움이 친화력으로 대체함으로서 사람을 활용할수 있다면 어떤 동물이라도 살아남을뿐만 아니라 번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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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년전 “나이들고 병든 양순이는 말년운이 들었는지 좋은사람을 만났다. 시골에서 자유롭게 살았던 양순이가 아파트로 들어가서 과연 잘 적응할까 싶었는데 양순이는 임신한채로 그집으로들어가서 새끼를 낳았다. 다행이 한 마리만 낳아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은 알콩달콩 살고 있다

보통 길고양들의 수명은 4~5년정도 된다. 친화력이 좋은 길고양이들은 스스로 집사를 간택하기도 하고, 다정한 사람들은 길고양이에게 집사로 간택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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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배부른 길고양이가 차들이 쌩쌩달리는 찻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딸 퇴근길에 쫓아왔다. 9년전 양순을 처음 만났을 때 의 모습 그대로 삼색냥이었다. 그동네 삼색이는 양순이 뿐이었는데 아마도 양순이 6대 후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뒤로 저녁 7시 전후만 되면 어김없이 찻길을 건너 동네어귀 가로등앞에 나타난다

캔 간식하나 챙겨주면 양양거리면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구조하자니 데리고 있을곳이 마땅치 않다. 두군데의 책방에도 고양이들이 있고 집에는 더 많은 냥이들로 더 이상 집에 들일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난감하다. 그렇다고 모른척하지니 위험천만한 찻길을 배부른 모습으로 건너는 삼색냥이를 생각하면 걱정으로 잠이 안온다

곧 산달이 가까웠는지 양쪽배가 불록불록했다. 며칠후면 가을태풍이 온다는것도 걱정이지만

나중에 그 애들을 데리고 찻길을 건너는 상상을 하면 아찔해 진다

우리가족은 지금 배부른 양순이 후손으로 인해 진퇴양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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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후 열살이 넘어가자 양순이는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어 자리보존하고

집사의 보살핌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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