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왜곡: 과잉일반화
한 순간의 어둠이
영원한 밤이 되리라 생각하고
한 번의 거짓말이
모든 말을 의심하게 만들고
한 사람의 배신이
세상에 대한 불신이 된다.
한 번의 경험이
나를 옭아맨다.
그렇게 나의 세상은 무너진다.
"한 순간"이 "영원"이 되고,
"한 번"이 "모든"이 되고,
"한 사람"이 "세상"이 됩니다.
시의 주인공인 내면아이는 무엇을 잊어버린 걸까요?
"하지만 어둠은 지나갔다"는 없어요.
"다른 사람은 진실을 말했다"도
"다음 경험은 달랐다"도 없어요.
하나의 경험이 전부라고 믿게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그 경험이 자신을 "옭아매고" 있어요.
그렇게 내면아이는 갇혀 있어요.
그 한 번의 경험 속에.
"한 번이 전부인 줄 알았어."
첫 연애에서 배신당했던 날.
"사랑은 다 이런 거야."
그렇게 결론 내렸대요.
그 후로 누가 다가와도 믿을 수 없었대요.
친절하게 대해주면
"뭔가 숨긴 게 있겠지."
진심으로 보이면
"나중에 배신할 거야."
한 사람의 배신이,
모든 사람에 대한 '불신'이 됐대요.
심리학에서는 이걸 "과잉일반화(Overgeneralization)"라고 불러요.
하나의 부정적 경험을 관련이 없는 상황에도 연결 지어 전체로 확대하는 거예요.
인지치료의 아론 벡이 정의한 인지왜곡 중 하나죠.
"한 번 그랬으니 항상 그럴 거야."
"한 명이 그랬으니 모두가 그럴 거야."
의식적으로는 이게 잘못되었다는 걸 알지만,
자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결론이 비합리적임에도 이렇게 생각하고 세상을 해석하는 거예요.
뇌는 경험에서 배워요.
특히 고통스러운 경험에서요.
뜨거운 냄비를 한 번 만지면,
다음부터는 조심하잖아요.
이건 생존에 필수적인 학습이에요.
문제는요.
뇌가 너무 빨리,
너무 넓게 일반화한다는 거예요.
"한 번의 배신 = 모든 사람이 배신할 것"
"한 번의 실패 = 나는 항상 실패할 것"
"한 순간의 어둠 = 영원히 어두울 것"
특히 트라우마나 강렬한 감정이 동반된 경험일수록요.
발달심리학적으로 보면,
어린 시절 경험이 더 강력해요.
세상을 이해하는 기준이 형성되는 시기니까요.
한 번의 경험이 스키마(schema)가 되어버려요.
그리고 그 스키마로 모든 걸 해석하게 되죠.
저에게 호감을 갖는 사람이 생기면 의심부터 했어요.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뭔가 원하는 게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과도하게 의심하느라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 주기 어려웠어요.
상처받았던 어린 시절의 제가 두려워서 말했어요.
"또 배신당할 거야. 조심해."
현실의 32살의 제가 생각을 멈췄어요.
"그때 그 사람이 배신했지. 그런데 이 사람도 그럴까?"
저의 내면아이는 대답했어요.
"무서워. 또 아플까 봐."
현실의 32살의 제가 다시 대답했어요.
"고마워, 날 지키려고 했구나. 그런데 지금은 달라. 한 번 확인해 봐도 될까?"
몇 달 후, 그 상대 진심으로 친절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어린 시절 배신당했던 그 경험이 전부가 아니었어요.
서른세 살 회사원의 이야기
엄마가 입학식에 못 왔던 날 이후로 "약속은 다 거짓말이야"라고 믿었대요.
여자친구가 바빠서 못 만나면 "나한텐 관심 없는 거야" 그렇게 생각했어요.
여덟 살 내면아이가 혼자 입학식장에 서 있었대요.
그래서 서른세 살의 현실의 자신이 말해줬대요.
"엄마는 할머니가 아파서 못 왔어. 그리고 지금 내 여자친구는 엄마가 아니야."
약속이 어긋날 때마다 이유를 물어보기 시작했대요.
내면아이는 상처받았던 기억에 갇혀 살아요.
한 번의 경험에 갇혀 있기도 해요.
그 경험이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가지만
용기를 주면 성장하고자 해요.
그리고 깨달아요.
'한 번이 전부가 아니었구나.'
"한 번이 전부야"라는 생각이 들면,
내면아이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세요.
"지금 누가 말하는 거지?"
몇 살의 당신인가요?
어떤 경험이 그렇게 아팠나요?
"뭐가 무서워?"
그때 왜 그렇게 결론 내렸나요?
무엇을 지키려고 했나요?
"지금은 어때?"
정말로 항상 그런가요?
다른 경험은 없었나요?
한 번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나의 세상은 무너진다."
한 번의 경험으로 세상이 무너졌어요.
하지만 세상은 한 번의 경험보다 넓어요.
한 순간의 어둠은 영원한 밤이 아니에요.
한 번의 거짓말이 모든 말을 거짓으로 만들지 않아요.
한 사람의 배신이 세상 모두의 배신이 아니에요.
제 안에 있던 내면아이에게 저는 이렇게 말해줬어요.
"그때 그 경험이 전부가 아니야. 다른 경험도 있어. 이번엔 달라질 수 있어."
다음에 과잉일반화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걸 느낄 때,
멈추고 물어보세요.
"정말로 항상 그래? 다른 경우는 없었어?"
질문을 하면 내면아이는 다른 선택을 할 거예요.
한 번의 경험에 갇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선택을요.
P.S.
"한 번 그랬으면 또 그래"라고 생각했던 경험
하나만 기억해 보세요!
그리고 그 예상과 달랐던 경험도 함께 기억해 보세요!
그게 증거예요.
"한 번이 전부가 아니야"라는 증거!
- 내면아이의 이야기를 전하는 상담사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