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지만 단단했던, 딸의 첫 걸음

by 천강

딸아이가 생애 첫 아르바이트를 마쳤다.

악세사리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에서 일주일 동안 일했는데, 낯선 환경 속에서 처음으로 직접 돈을 벌어보는 경험이었다.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던 첫 출근 날, 어색한 인사와 서툰 손짓으로 하루를 보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고 한다.

손님에게 말을 거는 것도, 제품을 설명하는 것도, 계산을 정확히 하는 것도 모두 쉽지 않았지만, 딸은 매일 조금씩 배워나갔다. 작은 가게 안에서 스스로 부딪히고,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이 참 기특했다.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예상치 못한 말에 마음이 다치기도 하고, 무례한 손님에 당황한 일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집에 돌아온 딸은 힘들었던 하루를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그런 날이면 나는 조용히 딸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잘하고 있어"라며 꼭 안아주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다정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가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힘든 순간을 견디고 다시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아마 스스로를 조금 더 믿게 되었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며칠 뒤, 딸아이는 알바비를 받고 집에 돌아왔다. 땀 흘려 번 첫 돈이었다. 그 돈 중 일부를 조심스럽게 내게 내밀며 말했다. "엄마, 나 처음으로 번 돈이야. 엄마한테 쓰고 싶었어."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어쩌면 세상 그 어떤 값진 선물보다 소중한 마음이었다.

작은 손에 쥐어진 첫 알바비, 그 안에는 딸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돈은 너무 아까워서 쓸 수가 없다. 고이 간직해두었다가 언젠가 힘이 필요할 때 꺼내보며 다시 따뜻한 힘을 얻을 것만 같다.

지금 딸은 재수 생활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달려가는 중이다. 그래서 더더욱 걱정이 많았다. 과연 이 아이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사람들과 부딪히는 걸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많은 고민이 머릿속을 맴돌았는데, 이번 첫 아르바이트를 통해 그런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었다.

낯선 환경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속상한 일을 겪어도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모습을 보니, 어느새 많이 자랐구나 싶었다.

딸아이의 첫 아르바이트는 단순한 일 경험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사회라는 작은 축소판 속에서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딸을 지켜보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자기 손으로 번 돈을 망설임 없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려는 그 마음이, 앞으로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자라날지를 살짝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 따뜻하고 소중한 첫걸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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