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
학교 종이 울리기까지는 아직 20분이나 남은 시각. 집에서 학교까지는 어른 걸음으로 5분, 아이 걸음으로도 충분한 거리다. 하지만 9살 아들에게 지금 이 20분은 여유가 아니라 낭떠러지 끝의 초조함인 듯했다. 일찍 가서 책상을 정리하고, 하루를 준비해야 한다는 아이만의 철저한 규칙이 양치질이라는 일상에 가로막히자, 아이는 무너져 내렸다.
"늦었단 말이에요!"
짜증 섞인 외침 속엔 사실 '잘하고 싶다'는 아이의 간절함이 섞여 있었다. 엄마 눈에는 충분히 넉넉한 시간이었지만, 아이의 시계는 이미 지각을 향해 무섭게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거울에 물을 뿌리며 반항하던 그 거친 몸짓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공포였을지도 모른다.
학교 계단에서 늦었으니 안 가겠다고 버티는 아이의 등을 떠밀어 보내고 돌아오는 길. 억지로 보낸 미안함과 규칙을 가르쳐야 했던 단호함이 마음속에서 어지럽게 싸운다.
집에 돌아와 화장실 거울에 맺힌 물방울을 닦아낸다. 투명하게 닦인 거울 너머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아이의 조급함을 조금이라도 안아주었나?"
어쩌면 완벽하고 싶어 애쓰는 작은 마음의 훈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 하굣길에는 아이를 꼭 안아주며 말해주고 싶다. 20분 먼저 가지 않아도,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엄마는 네가 깨끗한 치아만큼이나 단단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작은 미간 위로 번진 울긋불긋한 흔적
하얀 얼굴 위로 차오른 그렁그렁한 눈물방울
어찌 그토록 간절했을까
어찌 그토록 절박했을까
네 작은 세상 속에서는
그것이 진정 지켜내야 할 시간이었음을
그때의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 투명한 깨끗함이 사실은 얼마나 단단한 진심이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