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자라난 소년의 훈장, 첫 번째 성장통

훈장

by 해그해그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했을 때, 그리고 이내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을 때, 나의 마음은 덜컥 내려앉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은 부모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다. 혹여나 어린 마음이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디가 크게 아픈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아이의 안색을 살폈다.


하지만 그 통증의 정체는 의외의 곳에서 밝혀졌다. 아이는 지금 인생의 첫 번째 큰 관문인 '태권도 1품' 심사를 위해 자신만의 전투를 치르는 중이었다.


지난 2년 남짓, 아이에게 태권도는 그저 즐거운 놀이였다. 형아들과 뛰어놀고 발차기를 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던 곳. 하지만 국기원 행이 결정된 순간부터 놀이터는 수련장이 되었다. 정해진 동작을 완벽히 수행해야 하고,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반복해서 몸을 움직여야 하는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그날 밤 아이가 느낀 통증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정직한 '근육통'이었다. 목표를 향해 몸을 몰아붙인 뒤 찾아온, 노력의 부산물이었다. 또한 가슴이 아프다던 것은 잘 해내고 싶다는 긴장감과 처음 느껴보는 중압감이 만들어낸 '마음통'이었을 것이다.


사진첩을 넘겨보았다. 아직 가시지 않은 젖살을 머금고 기저귀를 찬 채 나를 보며 방긋 웃던 녀석. 내 품에 쏙 들어오던 그 작은 생명이 언제 이렇게 자라,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며 근육통을 앓는 소년이 되었을까.


아이는 아픔 속에서도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엄마, 그래도 나 끝까지 할 거예요."


그 한마디에 안쓰러움은 이내 대견함으로 바뀌었다. 성장이란 단순히 키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길 위에서 겪는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과정임을 아이는 온몸으로 배우고 있었다. 한 뼘 더 자라기 위해 뼈가 마디마디 늘어나는 것처럼, 아이의 마음도 지금 이 근육통을 통해 단단하게 영글어가고 있다.


아들아, 네가 겪는 그 뻐근함은 네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있다는 훈장이란다. 네가 흘린 땀방울이 도복에 스며드는 만큼, 너의 꿈도 선명해질 거야. 너의 첫 번째 도전을, 그리고 네가 맞이할 모든 성장의 순간을 엄마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응원할게.


우리 아들, 정말 멋지다. 잘할 수 있어. 아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