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애매한 반스와 나의 이야기
보통 단화나 스니커즈라고 불리는 신발을 상상해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브랜드는 반스와 컨버스이다. 오늘은 그 쌍두마차 중 하나인 반스와의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사실 컨버스는 척테일러 로우를 어린 시절에 신고 한 번도 다른 컨버스 제품군의 경험이 없는지라 쓸 말이 없기도 해서 컨버스는 브랜드 리서치로 한 번 다루어 볼 예정이다. 매번 척테일러 하이를 탐을 내고는 있지만 도전하지를 못하는지라..
반스를 처음 접한 게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 첫 스니커즈는 앞서 언급한 컨버스였다. 반스는 두 번째 스니커즈였는데 단정한 쉐잎과 여러가지 섞이지 않은 깔끔한 색상을 좋아했지만, 무엇보다도 좋아했던 것은 신발에 살짝 튀어나온 반스의 라벨이었다. 여전히 저 용어가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저 튀어나온 라벨이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느낀 때부터 반스는 내 신발장에 한 공간은 꼭 차지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모델명도 모른 채 신발가게에서 보고 사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모델명들을 알아가며 수집욕이 생기기도 했지만, 의외로 뉴발란스보다는 행동으로 나선 적은 별로 없다. 컴피쿠시 모델 하나를 구매하는데도 신중에 신중을 가하기도 했으니.
반스는 신발 뿐 아니라 의류에서도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반스의 코치자켓과 컴피쿠시를 신고 바깥에 나가면 가끔은 전혀 배운 적 없고 흥미랑도 안 맞는 스케이트를 타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다. 브랜드 스토리에 대해 공부한 적이 없음에도 스케이트와 연관된 브랜드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를 띄고 있는 점이 신기하다.
좀 생각해보니 광고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Off the Wall 이라는 슬로건과 스케이트를 타는 인물과 예술가들이 나오는 광고를 제법 접한 기억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반스의 아이템들을 갖추어 나가면 그런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듯 하다.
앞서 부제로 애매하다는 이야기를 적었는데 사실 반스라는 브랜드의 제품이 내 삶에서 떨어져 본 적은 별로 없지만 이전에 뉴발란스를 좋아하는 느낌과는 다소 온도감이 있어 애매하다는 표현을 적어 놓았다. 하지만 지금 신고 있는 반스 신발이 다 떨어지면 아마 새로운 반스 신발이 내 신발장에 들어올테니 애매하다기보단 이미 너무 익숙해져서 차분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