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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모 May 12. 2021

[브랜드 경험01] 뉴발란스

나와 뉴발란스 이야기

https://rogorogo.tistory.com/200



  내 신발장에는 슬리퍼를 포함해서 5켤레의 신발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경조사나 단정하게 나가야 할 일에 신는 구두, 또 하나는 다음 글로 적을 반스의 컴피쿠시 어센틱, 그리고 나머지 세 켤레가 전부 뉴발란스 제품이다. 뉴발란스 997, 990v5, 그리고 노리타케 콜라보 슬리퍼까지 말이다. 그리고 매일 990v5만 신다보니 다른 신발도 신긴 해야하는데 하는 고민이 든다. 하지만 그런 고민 끝에 오늘도 나는 990v5를 신발장에서 꺼냈다.


 고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누나에게 선물로 받은 게 뉴발란스 574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네이비인 걸로 기억한다. 기숙사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실내화를 신고 돌아다닐 때 빼면 항상 신고 다니던 녀석이었다. 처음에는 뭉툭한 쉐잎이 귀엽게 느껴졌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반스나 컨버스같이 얇은 셰잎의 신발이 눈에 아른아른거리기 시작했다. 그 갈등은 고등학교 3학년 즈음에 되던 해에 앞코가 찢어져서 작별하게 됨으로 마무리된다. 


 이후 성인이 되서는 한창 반스와 나이키에 빠져서 뉴발란스란 브랜드는 점점 머리 속에서 잊혀져갔다. 그저 즐겨 보는 해외 축구팀인 리버풀의 유니폼 스폰서 정도인 것으로 내 머릿속에서 브랜드 생명을 유지해갔다.


 멀어진 뉴발란스가 내 신발장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 시작은 노리타케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원래부터 일러스트레이터 노리타케를 좋아했지만, 뭔가 굿즈는 오래 꾸준히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물건을 사고 싶어서 기다리던 중에 뉴발란스와의 협업으로 티셔츠와 슬리퍼 등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출시되었다. 그리고 그 때 마침 신던 슬리퍼가 찢어져서 고민도 하지 않고 노리타케 슬리퍼를 구매했다. 슬리퍼로 다시 브랜드를 만나다니 좀 맥이 빠지는 기분도 든다. 내 머릿속에서 호흡만 간신히 이어가던 '뉴발란스'라는 브랜드는 점점 살아나기 시작한다. 


 이후 아메카지룩에 관심이 생겨 자료를 모으던 중 997과 990v5의 존재를 알게 되고 생전 안하던 해외 직구를 통해서 국내에선 구할 수 없는 모델을 구매하는 지경까지 이르러 버렸다. 멋도 있지만 신었을 때 편하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채워진 옷장에 아무 옷이나 입고 신어도 어울리는지라 거의 학생 시절 삼선 슬리퍼와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도 아빠의 그레이라고 하는 캠페인을 통해 강하게 남아 있다. 뉴발란스가 추구하는 제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이미지를 전달받은 느낌이라고 설명할 수 있으려나.


 그리고 올 해는 관심있게 지켜보던 모베러웍스와의 협업이 예정되어 있어 더욱 기대가 된다. 이렇게 적고 보니 단순히 신발, 스포츠 용품만 파는 브랜드로만은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 확실히 브랜드의 힘은 이럴 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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