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씻고 싶을 땐 러쉬로
러쉬 매장은 많이 봤지만 직접 들어가 본 적은 손에 꼽는다. 어떤 매장인지도 몰랐다. 코스메틱 브랜드이겠거니 싶었지만, 외관은 양키 캔들 매장과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올리브영을 제외하면 코스메틱 매장을 잘 가지 않아서 더 관심이 없었다. 러쉬라는 브랜드가 기억에 강하게 남은건 매장 앞에 거품이 가득한 대야 하나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학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로수길에 조사를 나갔다가 동기의 제안으로 러쉬 매장에 들어간 적이 있다. 손을 씻어야 하니 러쉬에 들르자는 제안이었는데, 그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었다. 화장실을 가려고 그러는건가 싶었다.
이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손씻기의 중요성이 대두되자 러쉬에서 새롭게 내건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매장 내에는 원래부터 제품 테스터 사용을 위해 손을 씻을 수 있는 계수대가 비치되어 있었지만, 나같이 매장 내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이 캠페인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마케팅의 일환이겠지만, 뭐 어떤가. 러쉬 매장에서 손을 씻는 경험을 했다면 언제 어디서든 손을 씻고 싶을 때 러쉬가 떠오르는 효과를 낳을 수 있게 될 텐데 말이다.
나는 동기들이랑 들어가서 아무 생각 없이 손만 씻고 나왔지만, 혼자 갔다면 어떨지 잘 모르겠다. 손만 씻고 나가자니 눈치가 보여서 매장도 좀 둘러보다가 나가지 않을까 싶다. 그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판매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계산에 들어간 듯 보인다. 나는 아마 혼자라면 부담스러워서 방문하지 않을 듯 하다.
2021년 4월 22일 기준으로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테스터 사용이 중단되어 손씻기 캠페인 역시 중단된 상황이지만, 앞으로 손씻기의 중요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손을 씻고 싶을 때 들를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