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법칙 :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 <데미안>
개개인의 삶은 투쟁의 연속이다. 곤궁이나 무료함과의 투쟁일 뿐 아니라 실제로 다른 사람들과의 투쟁이기도 하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삶은 투쟁이다. 투쟁은 개인의 성장, 생존 경쟁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데미안>에서 개인의 성장을 위해선 먼저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세계(알)를 깨트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새가 신에게 날아가는 것처럼 '자신의 삶',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다. 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하는 투쟁은 개인의 노력과 같다. 우리는 더 나은 개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내면뿐 아닌 타인과의 투쟁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이 투쟁은 경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소수이다. 누구나 많은 부를 가진 소수가 되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한 경쟁은 끊이지 않는다. 삶의 객관적인 면에서 경쟁은 필수적이다.
경쟁은 보이지 않는 계급, 서열 구조를 만들어낸다. 조던 피터슨은 서열 구조에 대한 근거로 파레토 분포, 프
라이스 법칙을 얘기한다. 사회는 평화로운 곳이 아니다. 승자와 패자가 있는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곳이다.
파레토 분포 : 상위 20%가 전체 생산의 80%를 해낸다는 통계
프라이스 법칙 : 특정 영역의 종사자 수의 제곱근이 그 영역의 생산성 50%를 담당한다는 법칙
첫 번째 법칙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는 경쟁(투쟁)과 사회의 서열 구조이다. 조던 피터슨은 바닷가재 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서열 구조와 경쟁에서 패배한 바닷가재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바닷가재는 우리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바닷가재는 식량 조달과 번식 그리고 안전하게 탈각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 좋은 영역을 찾는다. 바다 밑바닥에는 수많은 영역이 있지만 여러 조건을 만족하는 좋은 영역은 많지 않다. 바닷가재는 더 좋은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한다. 그리고 승자와 패자가 나뉘며 바닷가재 사이에는 서열 구조가 생긴다. 바닷가재에겐 생존 경쟁이 곧 투쟁이다. 더 높은 서열을 차지하는 것이 곧 살아남는 것이다.
생존 경쟁에서 패배한 바닷가재는 움추러든다. 더 강한 상대에게 도전해 높은 서열을 차지하기 위한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 패배는 또 다른 패배로 이어질 확률이 높고, 계속된 패배로 서열 구조의 최하층에 이르게 된다. 패배의 악순환에 빠진 바닷가재는 낮은 세로토닌 수치를 가지는데, 세로토닌은 행복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로 감정뿐 아니라 면역 체계나 주의력 등에 영향을 준다.
인간의 뇌에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서열 구조)를 평가하는 부분이 있다. 뇌가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낮게 인식하게 되면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든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사람은 무기력, 우울, 불안을 느끼기 쉽다. 더 쉽게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회복도 느리다. 생활 습관이 망가지고 사회에서 고립되거나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바닷가재와 인간의 삶에는 공통점이 있다. 생존 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바닷가재가 좋은 영역을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것처럼 인간도 더 크고 넓은 집을 가지기 위해 경쟁한다. 어떤 직업을 가지더라도 능력 있는 사람이 급여를 더 많이 받는다. 그리고 경쟁에서 계속해서 패배하게 되면 바닷가재든 인간이든 어려운 삶을 살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패배는 또 다른 패배로 이어지기 쉽다. 학업, 취업, 그 이후의 삶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다. 패배의 악순환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조던 피터슨은 우선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무력감에 빠진 사람이 바로 의미 있는 일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서 있는 자세부터 고치는 것이다. 외관을 깔끔하게 하는 것도 자세를 고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부스스한 머리, 깎지 않은 수염, 후줄근한 복장 등을 바꿔보는 것이다. 자신이 보기에도, 주변이 보기에도 달라진 사람이 될 것이다.
'순환'은 나쁜 것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똑바르고 반듯한 자세일 때 뇌는 우리의 사회적 위치를 보다 높게 평가한다.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하고, 우울과 불안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 달라진 모습은 주변의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올 것이고, 이 또한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변화로 인해 자신감이 생긴다면 다른 시도를 할 수도 있다.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들 수도, 책을 조금씩 읽을 수도, 자극적인 것들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서열 구조, 세로토닌, 선순환으로 설명한 첫 번째 법칙은 이해는 되지만 쉽게 와닿지는 않는다. "정말 똑바로 서는 것 만으로 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라는 물음에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변할 것이다. 조던 피터슨은 이에 대해 바로 서는 것의 또 다른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선다는 것은 겉모습에만 관련된 법칙이 아니다. 우리는 몸뚱이로만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라 정신적 존재이기도 하다. 몸을 똑바로 하라는 말에는 정신 역시 똑바로 하라는 요구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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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육체는 정신과 상호작용한다. 바로 서는 것이 마음가짐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내 마음가짐에 따라 자세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바로 선다는 것은 나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다. 무기력하고 의미 없는 삶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것이다. 불안과 우울에 맞서 싸우고자 마음먹는 것이다.
깔끔한 모습을 하려고 노력하며, 방 청소를 시작하고, 미뤄뒀던 공부를 하기 위해 계획하고, 하기 싫어도 운동을 나가고, 졸리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면 조금씩 달라진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달라진 모습으로 주위에 인정받게 되며 더 나은 사회적 위치를 갖게 될 것이다.
삶이라는 길고 긴 투쟁에 있어서 우리는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게 된다. 개인의 성장과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고 패배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인생의 첫 번째 법칙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를 기억해야 한다.
'똑바로 선다'는 것은 '존재'의 부담을 자진해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 조던 피터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