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by 문성원

0. 조금 냉정한 이야기

세 번째 법칙은 우리가 타인을 도울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조던 피터슨은 타인을 돕는 행위를 조금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따라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모든 관계가 상호 보완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계로 인해 추락하는 경우가 더 많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 조던 피터슨은 '자신의 가치를 낮게 보는 사람'을 예로 든다. 그는 이들이 '삶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려 들고, 스스로 좋은 삶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인생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결국 주변과의 관계를 망치게 된다. 자신의 부족함으로 인해 민폐를 끼치거나, 자기 자신이 망가짐으로써 주변을 불행하게 만든다.


만약 당신이 이들을 본다면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보낼 것인가? 이들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자신의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돕는다고 한다면 어떻게 도울 것인가?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는 법칙은 언뜻 불행한 사람들을 배척하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칙은 타인을 돕지 말라는 것이 아닌, 타인을 돕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이해하고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1. 선의의 두 가지 모순

조던 피터슨이 말하는 첫 번째 모순은 선의가 남을 구원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남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은 연민과 동정이다. 그들의 선의는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연민과 동정만으로는 불행한 사람을 구원할 힘을 지니고 있지 않다.


조던 피터슨은 많은 사람들이 희생과 헌신이라는 어려운 길보다 연민과 동정이라는 쉬운 길을 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그가 일상의 사소한 배려 같은 것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배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웅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돕는다는 의미는 같아도 배려와 구원은 무게가 다르다. 잠깐이면 할 수 있는 배려와 다르게 누군가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많은 것을 바쳐야 한다.


기독교의 예수는 수많은 타인들을 위해 십자가를 짊어졌다. 예수의 희생이 의미하는 것은 절대적인 사랑과 구원의 모습이다.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예수와 같이 삶의 무게를 함께 혹은 대신해서 들어주는 것이다. 누군가를 구원하기 위해선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며,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는 도우려는 누군가에게 희생하고 헌신할 만큼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




실패하는 사람이 모두 피해자는 아니며 ... 자신의 고통을 무력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자신의 고통뿐 아니라 타인의 고통까지도 일부러 키워서 세상의 부당함에 대한 증거로 내세운다. - 120p
누군가를 도우려면 그 사람이 왜 곤경에 빠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을 무작정 부당한 환경과 착취의 피해자라고 가정해서는 안된다. ... 피해자에게는 어떤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에 벌어진 사건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그 피해자가 주체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126p


선의의 두 번째 모순은 많은 경우에 불행한 사람을 오직 피해자로만 간주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불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세상의 탓일까? 환경은 우리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끼치긴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불행한 삶의 이유는 대개 자신에게 있다. 결국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자신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에도 무조건적인 피해자로 간주하는 것은 좋지 않다. 피해자라는 사실이 그들에게 용기를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당신의 위로와 조언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결국 스스로가 바뀌는 수밖에 없다. 조던 피터슨은 누군가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언이 아닌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 내면의 변화를 통해 스스로 변화할 수 있게끔 하라는 것이다.



2. 쉬운 길과 어려운 길

만약 내가 불행한 당신을 도와주어야 한다면, 먼저 기다려야 한다. 당신이 진정으로 변화를 원할 때까지 말이다. - 128p

도움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된다. 관계는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성공한 사람의 조언이라도 듣는 사람에게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저명한 사람들의 조언은 대부분 어려운 길이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 건강한 식사, 꾸준한 운동, 오락과 쾌락 통제 등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들은 대부분 어렵다.


인간은 원래 쉬운 길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모두가 어려운 길을 선택한다면 세상에 불행따윈 없을 것이다. 불행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불행이 찾아오는 이유는 그들이 쉬운 길을 택하기 때문이다. 계속된 불행에 삶에 여력이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더욱 어려운 길을 골라야 한다. 그래야 변하기 때문이다.


연민과 동정은 쉬운 길이고,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것은 어려운 길이다. 조던 피터슨은 삶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도움을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이 모두 노력해야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3.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는 세 번째 법칙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자신이 괜찮은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엉망진창의 삶을 살고 있다면 대체 누구를 도울 수 있겠는가?


선하고 건강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일이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문제 많고 질 나쁜 사람들과 지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 - 131p
그들은 자신의 삶이 망가진 이유가 세상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당신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 싫은 자신들의 잘못이라는 점을 그들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 131p


세 번째 법칙의 뜻은 신뢰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만들고, 그들과 함께 나은 삶을 목표로 하라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확실히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대로 나쁜 관계를 맺거나 끊어내지 못한다면 당신의 삶은 여기저기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당신이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자신의 삶이 나아지고 난 이후의 일이다. 남을 지탱하려 하기 전에 스스로가 바로설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면, 남을 지탱할 만큼 강한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진정으로 변화를 원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다. 그가 당신을 보고 변화할 의지를 가지면 언제든지 손을 내밀면 된다.


당신이 누군가를 돕고 싶다면, 먼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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