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답을 아는 게 아니었다

by 윤서

예전에는
사람을 이해한다는 게
상대의 마음을 정확히 읽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걸 알아내면
관계도 쉬워지고,
상처도 줄어들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늘 답을 찾으려고 했다.


상대의 마음에 대한 답,
관계의 방향에 대한 답,
지금 이 상황이 맞는지 틀린지에 대한 답.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조금씩 알게 된 게 있다.


사람은
‘이해받으면 변하는’ 게 아니라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스스로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는 걸.


신기하게도
정확한 해석보다
한 번의 고개 끄덕임이 더 큰 힘이 될 때가 많았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멈추고 이렇게 말할 때가 있다.
“아… 지금 제가 왜 이러는지 알 것 같아요.”
그 순간은
내가 무언가를 알려줘서 생긴 변화가 아니다.
그 사람 안에 이미 있던 생각이
밖으로 나왔을 뿐이다.


그래서 요즘은
사람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조금 더 잘 듣는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스스로 발견하게 만드는 자리.


생각해 보면
우리가 힘든 이유는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마음을 말할 공간이 없어서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판단받지 않고 잠깐 멈출 수 있는 시간.
그게 생각보다 사람을 많이 편하게 만든다.


요즘 나는
사람을 이해한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배우는 중이다.
상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도록
옆에 있어주는 일이라는 걸.


어쩌면 우리는
답을 찾으러 누군가를 만나지만,
결국은
자기 마음을 확인하러 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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