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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전환점, 새로운 가능성을 꽃피우는 지혜

허무와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목표와 열정으로 다시 시작하는 삶의 항해

by 박수열

어느덧 인생의 한복판을 걷다 보면, 문득 걸음을 멈추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밤낮없이 달려왔던 시간, 가족과 일에 헌신했던 날들 속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하는 근원적인 물음과 함께 밀려드는 공허감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감정일 것입니다. 마치 정해진 길을 따라 움직이는 부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특별한 변화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은 몸의 피로보다 더 깊은 마음의 탈진을 가져오곤 합니다.


특히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일수록,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았을 때 ‘헛되이 산 것은 아닐까’ 하는 회의감에 휩싸이기 쉽습니다. 남들처럼 눈에 띄는 성취를 이룬 것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익숙했던 역할에서 멀어지면서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할 때, 우리는 마치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의 소용돌이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장을 여는 전환점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인생 후반전,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한 조건들


우리의 삶을 한 편의 긴 여정으로 본다면, 후반전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가꾸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기둥들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원만한 인간관계입니다. 배우자를 비롯하여 마음을 터놓고 의지할 수 있는 소수의 깊은 관계는 삶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둘째는 건강한 몸과 마음입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처럼, 꾸준한 운동과 올바른 생활 습관은 활기찬 내일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투자입니다. 셋째는 경제적 안정입니다. 돈을 버는 능력만큼이나 돈을 지혜롭게 관리하고 쓰는 능력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꿈과 비전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가슴 뛰는 목표와 열정은 우리 삶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됩니다.


이러한 기둥들을 세우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개방적인 태도입니다. 고정관념에 갇히기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자세를 견지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그릇이 작음을 깨닫고 더 넓은 세상을 담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재산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마음 그릇의 크기를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을 곱씹으며, 조급함을 내려놓고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나이 듦과 함께 찾아오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몇 가지 공통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빈고), 건강 문제(병고), 외로움(고독고), 그리고 할 일 없음에서 오는 무력감(무위고)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은 노력과 준비에 따라 충분히 그 강도를 낮추거나 피해 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퇴 후 사회에서 자신의 새로운 역할을 찾지 못하고, 몰입할 취미도 없고, 미래를 그려갈 꿈도 없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그러나 청춘의 꿈을 좇아 모델이 되고, 음악가나 사진작가가 되거나, 봉사활동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등 세상은 넓고 우리가 도전할 수 있는 꿈은 무궁무진합니다.



많은 이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 “너무 일만 하며 살았다”, “감정 표현에 솔직하지 못했다”와 같은 후회를 한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의 체력과 열정이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자연스러운 쇠퇴를 인정하고, 이를 새로운 시작의 발판으로 삼는 유연함이 중요합니다.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좌절과 실망만이 반복될 뿐입니다.


새로운 서사를 쓰기 위한 마음가짐과 실천


‘바쁘다’는 핑계를 넘어, 퇴직 이후의 삶을 어떻게 꾸려갈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실행으로 옮기는 추진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밑바닥부터 새롭게 배우는 겸손함도 요구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믿었던 조직에서 밀려날 때쯤에야 비로소 자신이 과거에 얼마나 안일하게 살아왔는지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늦지 않았습니다. 올바른 운동, 식습관, 생활 습관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지고, 남은 인생을 이끌어갈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목표는 우리 삶의 항해를 위한 등대이자, 험난한 비포장도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다음에 하자", "여건이 갖추어지면 시작해야지"라는 생각은 평생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여건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음먹고 첫발을 내딛는 그 순간이 바로 가장 완벽한 타이밍입니다. 꾸준한 실천이 쌓여 거대한 변화를 이루는 ‘임계점’에 도달하기까지 지치지 않고 나아가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작은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대변화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에게 인생은 반드시 보답합니다.


우리가 실패하는 이유는 목표가 불분명했거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쏟지 않았거나, 안 되는 이유만을 붙들고 있었거나, 머리로만 생각하고 몸으로 부딪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왜 안 될까’라는 과거 지향적 질문 대신 ‘어떻게 하면 될까’라는 미래지향적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는 제자리에 머무는 대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됩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는 우리 내면을 여러 각도에서 조망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창을 열어줍니다.


때로는 우리를 아프게 하는 과거의 기억이나 인간관계에 발목 잡힐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복수는 미움과 증오로 자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사는 것입니다. 고수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에 집중합니다. 인간관계도 정기적인 정리가 필요하며,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는 과감히 정리할 용기도 필요합니다. 그동안 애쓴 자신을 다독여주세요.


결론: 당신의 인생, 가장 아름다운 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나중에’라는 말로 오늘의 할 일을 미루지 마십시오. 지금껏 이룬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어쩌면 간절함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때입니다. 과거의 안락함에 미련을 두지 않는 단단함,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밀어붙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살아갈 때, 내일은 두려움이 아닌 기대와 설렘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다부지게 마음을 먹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나가면 분명 새로운 길이 열릴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멋과 즐거움을 찾아 당당하게 살아가십시오.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꽃이 있지만, 모든 꽃이 한날한시에 피고 지지는 않습니다. 봄에 피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있는가 하면, 여름의 채송화와 백일홍, 가을의 국화와 코스모스, 심지어 한겨울 눈 속에서 피어나는 동백꽃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은 봄이나 여름이 아닌, 깊어지는 가을이나 혹독한 겨울을 지난 후에야 찾아오는 국화나 동백꽃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기술의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혼자서도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겠다는 결심과 할 수 있다는 용기만 있다면, 여러분의 인생 후반기는 그 어떤 시기보다 빛나는 황금기가 될 수 있습니다. 허무주의와 냉소에서 벗어나, 하루하루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만의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워내시길 응원합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정말 아무도 모르기에,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살아볼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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