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함부로 편들지 마라

초연함과 자율성을 유지하며 감정의 평화를 지켜라

by 엠에스

편을 든다는 것의 의미와 위험성


현대 사회에서 ‘편을 든다’는 것은 단순히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당파를 선택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SNS에서 특정 의견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주변 사람들과 대화에서 강한 입장을 드러내는 것도 모두 ‘편을 드는 행위’에 포함될 수 있다.

이런 행위는 단기적으로 소속감과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다양한 위험을 초래한다. 특정 입장을 강하게 지지하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쉽다. 또한 반대편으로부터 적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며, 시간이 지나 후회와 자괴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우리의 목표는 ‘초연함(超然)’을 유지하며,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중립적 태도를 갖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감정적 소모를 줄이고, 보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유지할 수 있다.




역사 속의 ‘편들지 않는 전략’


(1) 손자병법과 전략적 중립

중국 고대 병법서 『손자병법』은 전쟁에서 직접 충돌하기보다, 적을 내부에서 분열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현대의 권력 게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정 세력에 성급히 가담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며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2) 『삼국지』 속 책사들의 생존 방식

『삼국지』에서도 뛰어난 지략가들은 한 세력에 맹목적으로 충성하기보다, 상대 진영을 면밀히 분석하며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었다. 예컨대 제갈량은 촉나라에 몸담았으나, 위·오 두 나라의 내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며 갈등을 유도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했다.


(3) 교황청의 정치적 균형

중세 유럽에서 교황청은 여러 왕국 간의 분쟁에서 노골적으로 한쪽 편을 들기보다, 서로 다투도록 유도하며 종교적 권위를 활용해 이익을 챙겼다. 특정 세력에 완전히 기대기보다, 판세를 면밀히 분석하며 유리한 순간에 개입하는 것이 전략적 중립의 핵심이다.


(4) 프랑스의 노정치가 탈레랑

1830년 프랑스 7월 혁명 당시, 탈레랑은 폭동이 끝난 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며 “우리가 누구인지 내일 말해주겠다”라고 했다. 그는 서둘러 어느 한 편에 가담하기보다, 최종적으로 승자가 판명된 후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인간은 왜 ‘편들기’에 열광하는가?


(1) 소속감 욕구와 감정적 동일시

사회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어딘가 속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진다고 본다. 특정 정치 세력이나 팀을 지지하면, 개인은 ‘더 큰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안정감을 느낀다. 이는 스포츠 팬덤과 비슷한 감정적 동일시를 유발한다.


(2) 인지 부조화와 자기 합리화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 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불리한 정보는 무시하고,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기 시작하면, 그의 단점이나 스캔들이 드러나도 이를 인정하기 어려워진다.


(3) 군중심리와 감정적 폭주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학』은 군중이 집단적 흥분 상태에 빠지면 비이성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분석한다. 이는 정치적 집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군중심리에 휩쓸리면, 감정적 폭주로 인해 합리적인 사고가 마비된다.




‘중립’은 무관심이 아니다 – 감정 소모를 최소화하는 태도


주변에서 심각한 분쟁이 벌어질 때, 완전히 방관하면 반감을 살 수 있다. 따라서 현명한 태도는 관심을 보이되, 감정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공감하되 깊이 개입하지 않는다: 의견을 묻는다면 들어주되, 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

양쪽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직장, 사회생활에서도 한쪽 편에만 치우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중재자의 역할을 활용한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중립적인 입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가장 영향력을 얻는다.



싸움에 가담하지 말고, 상황을 ‘이용’하라


(1) 성급한 개입은 위험하다

어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면 주도권을 가진 당사자들이 먼저 부딪치도록 두는 것이 현명하다. 정의감이나 동정심에 이끌려 편을 들면, 그 순간부터 책임과 의무가 발생한다.


(2) 피로한 싸움이 끝나갈 때 개입하라

갈등이 깊어질수록, 중재자가 개입할 여지는 커진다. 상대편 두 세력이 모두 약해졌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편들기의 유혹과 위험


(1) ‘안전한 배’를 찾으려는 본능

인간은 승자를 미리 예측해 ‘안전한 배’에 올라타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미래의 승자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승자가 된 세력도 과거의 협력자를 쉽게 배신할 수 있다.


(2) 정의감과 도덕적 이상주의의 함정

‘약자를 도와야 한다’는 윤리적 욕망이 들 수 있지만, 현실에서 약자가 승리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상주의적 신념만으로 행동하면, 결국에는 실망과 배신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실천할 수 있는 개인행동 지침


SNS에서 특정 정치적 이슈에 과도한 반응을 자제하라.

의견을 묻는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라.

가족, 친구, 동료와의 관계에서 정치적 논쟁을 피하라.

중재자의 역할을 할 기회를 노리되, 필요할 때만 개입하라.

자신의 감정 에너지를 불필요한 대립에 낭비하지 말라.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신중하게 판단하라.




결론:
편들기를 피하면 감정적으로도 평온할 수 있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다. 특정 편에 맹목적으로 가담하는 대신, 초연함과 자율성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