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인 시몬 드 보부아르는 『노년(The Coming of Age)』에서 “인간은 나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의해 늙어간다.”라고 말했다.
이는 노화가 단순한 신체적 변화가 아니라, 사회적 시선과 개인의 태도에 따라 다르게 경험된다는 의미다. 특히, 호기심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노년에 접어든다.
하지만 나이가 든다고 해서 반드시 삶이 의미를 잃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상에 대한 관심과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끝없이 성장하며 가치 있는 삶을 지속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의미 있는 삶이 거창한 목표를 이루는 데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과 충만함은 오히려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 숨어 있다.
내 할 일을 스스로 해내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감탄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하고,
겨울에도 따스한 햇살 아래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이처럼 순간순간의 감동을 느끼는 삶이야 말로 가장 가치 있는 삶이 아닐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 한다. 그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운동, 여행, 독서, 글쓰기, 악기 연주, 정원 가꾸기 등 익숙한 취미도 좋고, AI, 메타버스, ChatGPT 같은 최신 기술을 배우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될 수 있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지만,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것이다.
노년에도 사회와 연결될 수 있다. 호기심은 단순한 개인적 즐거움을 넘어, 타인과의 연결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나 젊은 세대에게 조언을 해주는 멘토링, 지역 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일, 새로운 커뮤니티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식을 나누는 것.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재 사회는 여전히 노년층의 삶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지원 확대, 의료 및 복지 서비스 강화, 사회 참여 기회 확대, 이동권 개선 등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노년이 단순한 ‘생존’의 시기가 아니라, 여전히 활기차고 의미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관심과 의미가 사라진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오늘 작은 한 걸음이라도 내디뎌 보자. 새로운 책을 한 권 펼쳐보거나, 가까운 공원을 거닐며 자연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호기심을 잃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제든 성장할 수 있고, 삶은 끝없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