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 가는 것들에 대하여
--> 잊혀 가는 것들에 대하여
“요새 뭐 해?”
별 의미 없는 듯, 툭 던지는 말.
하지만 그 짧은 한마디는 어느새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해졌다는 마음의 신호다.
예전에는 매일같이 마주 보고 웃었고,
전화 한 통이면 금세 만났던 친구.
그 모든 게 당연했던 시간들이 멀어지자,
우리는 이제 "요새 뭐 해?"라는 말로 서로의 거리를 가늠한다.
처음엔 가볍게 던졌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말들이 숨어 있다.
"잘 있지?"
"요즘 어때?"
"보고 싶다"
"밥 한번 먹자"
"연락 좀 하자"
이제는 그 모든 말들이
한 문장에 다 들어가 버렸다.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
그 속에서 우리는 수도 없이 헤어지고, 다시 만났다.
시간은 흘렀지만, 산천은 그 자리에 있고
우리가 걸어온 길은 강물처럼 굽이치며 흘러간다.
어떤 인연은 반복해서 만남을 허락하지만,
어떤 인연은 한 번의 이별이 영영의 작별이 된다.
그래서일까.
잊혔을까 봐,
혹은 나만 기억하는 건 아닐까 두려워
말을 꺼내지 못한 순간들이 많았다.
기억은 때론 너무 희미하고,
감정은 너무 조심스럽다.
그래서 우리는,
전화를 걸었다가 끊고,
문자를 쓰다 지우고,
계절만을 몇 번씩 보낸다.
그렇게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햇살이 조금 따뜻해졌다고 느끼는 그 순간—
용기를 내어 다시 묻는다.
“친구야—”
세상살이에 찌든 몸과 마음,
잠시 내려놓고
조금은 느린 강물처럼 살아가자.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앞서거나 뒤처지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걸어갈 길의 끝이
같은 바다로 향한다면,
지금 이 순간은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삶의 짐은 가볍게 하며,
때로는 말없이, 때로는 웃으며
같은 흐름 속에서 흘러가 보자.
‘요새 뭐 해?’라는 말로
다시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본 오늘.
이 짧은 물음이
당신에게 닿아
기억 속 따뜻한 무언가를 다시 데려오길.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더는 잊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