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바람이 오늘을 깨운다

by 엠에스

<그날의 바람이 오늘을 깨운다: 현충일 헌화시>


푸르른 하늘 아래,

조용히 휘날리는 반쪽 깃발,

그 아래 우리는 멈추어 선다.

누군가는 말없이, 누군가는 눈물로,

잊지 않으려 가슴을 다잡는다.


총성이 멎은 자리에도

여전히 울리는 심장의 북소리,

땅 속 깊은 곳까지 스며든 이름들,

그 이름 위에, 우리가 산다.

그 숨결 위에, 오늘이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조용히 올려다보던 깃발 아래

그저 바람이려니 했던 펄럭임이

이제는 누군가의 마지막 숨결이었다는 걸 안다.


젊은 피로 적신 땅에

자유의 꽃이 피었고,

그 꽃을 지키려 남긴 발자국이

지금의 길이 되었다.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아들이

조국이라는 이름 앞에

자신을 내려놓았던 그날,

우리는 다시 배운다.

이 땅에 진심으로 머무는 법을.


그들이 지킨 하늘 아래,

이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경계가 아닌 사랑,

분열이 아닌 연대.


갈라진 강 너머에도 피어난 민들레처럼,

우리는 언젠가 하나의 봄이 되리라.

그 꿈이 헛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다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말이 따뜻하고,

우리의 손이 서로를 감쌀 때,

비로소 그들의 희생은

지금 여기서 살아 숨 쉰다.


그대들의 희생이 남긴 질문 앞에

우리의 오늘은 어떤 대답이 될 수 있을까?

다만 바라는 건,

우리가 더 나은 내일을 남기는 일.


오늘, 우리는 약속한다.

다시 울리지 않게 하리라,

이 땅에 울음보다

노래가 먼저 퍼지게 하리라.


서로를 품는 하루하루가

가장 고귀한 헌화임을 믿으며,

우리,

그날의 바람이 오늘을 깨우듯

미래를 향해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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