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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년의 아파트 생활

장년의 뒷방 늙은이 탈출

by 엠에스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요는 거주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층간 소음, 반려동물 사육, 심야 시간대 아파트 공원 내 음주, 복도 및 계단에 불법 물건 적치, 배달 증가에 따른 오토바이 소음 등이 그것이다.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이웃 간 큰 다툼으로 번져 법정 공방, 2차 범죄 등 심각한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편리함이 많아졌지만 가구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모여 있는데 사람은 모여 소통하지 않는다. 이의 개선을 위해 서울의 특정 단지에서는 공동체 형성 및 가치 공유, 경제공동체 형성, 선 순환 경제 구축 등 경제에 중점을 둔 순차사업으로 진행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생활 문제 중심으로 이웃과의 소통 및 배려, 마을 공통 가치 및 문화, 지역 사회 발전 등 보다 큰 이웃에 대한 내용은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 고향 마을이 갖는 따뜻한 이웃의 개념은 퇴색되어 간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조차 인사를 하지 않는 등 개인주의를 넘어 배타적 이기주의 사회로 급격히 변모되어 가고 있다.

또한 단지 내에서 주요 의제로 취급되지 않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생활에서 은퇴하여 가정에 안착한 건강한 장년들의 사회적 단절이다. 교육, 취미 활동, 이웃 주민 교류, 사회 봉사 활동 등이 급격히 제한되고 서열도 최하위로 취급되어 이로 인한 우울증 등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100세 시대를 맞았다고 하지만 아직은 여기에 적합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 각자가 알아서 해야 된다.

현실은 65세 이상을 사회적 뒷방 늙은이 취급으로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실질적 경제권을 가진 가장, 산업사회 및 현장의 수많은 노하우를 지닌 실력자, 여전히 건강하여 적절한 사회생활에 기여를 희망하는 사람, 자신의 인생 노하우를 후배 세대들에게 기꺼이 전수하길 소원하며,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은 물론, 젊은 세대와의 소통 및 교감을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도 그동안 시간이 없어 미쳐 하지 못했던 취미 생활, 요리, 운동, 글 쓰기, 그림 그리기, 사회생활 익숙해지기, 친구 등 소 규모 모임 갖기, 여행, On line 주문, Mobile 결제 등 다방면으로 해야 할 것과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어린 손자를 이해하고 원활한 대화를 위해서도 Mobile관련 상식적인 내용은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럴 땐 정부가 건강한 장년 생활을 위하여 학교 등 공공시설을 좀 더 개방하고 필요한 학과목을 개설, 지원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나이 든 사람이 집안에 갇혀 있기보다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교양, 운동, 취미, 봉사 활동을 통하여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좀 더 건전하고 유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장년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인생 지혜 및 재능을 나눌 수 있는 기회, 젊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 지역 사회 공동 문화를 가꾸어 가는 기회, 건강과 취미 활동 등 교류 기회, 등등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있는 마을 꾸미기에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도 섭외해야 한다.

닭장 같은 틀 속에서 정형화된 이기적 사람이 아닌 따뜻한 사회적 공통 가치를 품을 수 있는 지혜롭고 사람다운 사람이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파트 간 세대 간 단절이 아닌 삶의 지혜를 이어가는 문화생활이면 더욱 좋겠다. 아파트 브랜드가 아닌 사람들의 문화 브랜드가 있는 단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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