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가끔은 노래와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엔 유효 기간이 있음을 알면서도 듣고 있을 때만큼은 영원할 것 같은.
전주가 있고 본론이 있고 끝맺음이 있으며 가끔은 전주 없이 본론으로 바로 들어갈 때도 있고 또 어떤 건 전주와 본론만 존재한 채 흐지부지 끝나버리는 노래들도 있고.
귀에 듣기 좋은 노래가 있는가 하면 내 귀에는 영 아닌 것 같은 그런 노래들도 있고. 얼핏 듣기에도 돈을 참 많이 썼구나 하는 노래가 있는가 하면 개성이 도드라지는 그런 인디 음악들도 존재한다. 몇십 년 동안 반복해서 들어도 여전히 명곡인 노래가 있으면서도 몇 번 반복하지 않았는데 쉽게 질려버리는 노래들도 있다.
바보같게도 그 모든 노래들을 사랑했다. 들을 때마다 이 노래만큼은 절대 끝나지 않으리라 믿어도 보았다. 하지만 나의 노래들은 결국은 아무도 찾지 않는 싸구려 테잎들처럼 날이 갈수록 색이 바래갔고 나는 점점 빛을 잃어 가는 그 노래들을 꾸역꾸역 부둥켜안은 채 아니라고, 이 노래만큼은 변하지 않는 나만의 것이라고.. 테잎이 끊어져 노래가 더 이상 들리지 않을 때까지 고집을 피우는 것은 나의 장기이자 특기였다. 모든 노래는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이 뒤따랐는가.
그럼에도 유한한 것은 늘 아름다웠기에.
다시금 마음을 빼앗긴 날이면 지독하게 울어야 했다. 그래서 가끔은 눈물로 사랑을, 아니, 노래를 완성하는 날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