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한 번 만나보고 싶네

by 이삼오

5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S부장은 자기만의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본인은 모든 것에 능통하며 모르는 게 없는 지식인이다.



물론, 본인만 그렇게 생각한다.



타인의 장점과 성과는 좀처럼 인정 못하며 받아들이질 못한다.




직원 A: 이번에 제 처남이 미국 주식으로 원금의 여덟 배를 벌었더라고요. 추석 때 온 가족이 모였는데... 내년에 주식 양도세를 억대를 내야 한다는 둥... 에휴, 저도 미국 주식이나 할 걸 그랬어요.



S부장: 그거 아마 처남이 부풀려서 말 한 걸 거예요. 돈을 그렇게만 벌었다는 건 기자들이 스토리 쓰는 거지 실제론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진짜 주식으로 대박 친 사람 한 번 만나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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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B: 거래처 회사 부장님이 알고 보니 부동산 투자로 돈을 많이 버신 거 같더라고요. 돈 있는 티를 전혀 안 내셔서 몰랐는데... 그런데 어쩐지 뵐 때마다 말과 행동에 항상 여유가 있으셨어요.



S부장: 그 사람 아마 상속받은 재산이 상당할 겁니다. 부장 월급으로 돈 모아 봤자 그 돈으로 얼마나 투자할 수 있겠어요? 진짜 부동산으로 대박 친 사람 한 번 만나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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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C: 저희 00 지점에 J팀장님 있잖아요? 알고 보니 재테크를 상당히 잘하셨나 봐요. 경제나 금융 쪽에 해박하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회사는 그냥 재미로, 맘 편하게 다니시는 거 같더라고요. 진정한 경제적 자유가 아닐까요.



S부장: J팀장 아마 한 달에 몇 만 원에서 몇 십만 원 정도의 수익만 들어올 거예요. 내 친구가 원룸 건물 하나 들고 있는데 월 500은 따박따박 들어온다는데, 이에 비하면 재테크도 아니지... 진짜 회사를 재미로 다니는 사람 있으면 한 번 만나보고 싶네.




S부장은 어떻게도 남의 개인사를 이리도 상세히 다 알까?



S부장은 자기가 처한 현실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듯한 모든 사람을 부정한다.



속으론 엄청 부럽고, 시기 질투에 휩싸여 있어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인정하는 순간 나는 한 없이 못난 놈이고 폐배자가 된다.



내가 주식으로 돈을 못 번 건 공매도와 작전 세력 때문이다.



내가 부동산 투자로 돈을 못 번 건 투기꾼들이 집 값을 미친 듯이 올렸기 때문이다.



내가 건물주가 되지 못한 건 부모가 내게 물려준 재산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전반적인 재테크를 못한 건 정부 정책이 이상하기 때문이다.



직원 A, B, C는 공통으로 생각한다.



S부장은 참, 공허한 사람이구나.




S부장은 여러 사람에게 좋은 귀감이 된 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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