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독주곡을 이거 저거 들어 보고서도 여전히 Rachmaninoff가 가장 좋다. 젊은 시절엔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러시아 망명 귀족의 유약함을 연상시키기 때문. 나이가 들고 나도 점점 더 초라해지는 노인네가 되어 가며 그런 면에 거부감이 없어진다. 대신, 그에겐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쇼팽에게 없는 무언가가 있다. 얼핏 슈베르트와 좀 가깝지만, 시베리아 벌판의 얼음장 같은 찬바람의 뒷자락 같이 다소 거친 러시아적 정서는 독일의 작곡가에게선 느낄수 없는 것. 매우 정교하게 다듬은 귀족적 향기 사이사이에 그런게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