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힘도 없어져서인지 뭔가 이루고자 하는 강한 욕망이 없어졌다. 그래서, 이젠 세상을 나와 구별되는 객관적 관찰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열심히 그 안에서 씨름하며 세상과 뒤섞여서 하나가 된채 때론 격렬히 이상을 위해 투쟁하여 성취하는건 이젠 내 일이 아니다.
충분히 내가 열심히 살았다. 내가 아니면 이 나라, 아니 누구도 이룰수 없는, 나도 결코 이루지 못할 거대한 산이라고 여긴걸 나도 모르게 이루었다. 과학자로서, 내 학문적 성취가 그것이다. 모든 주요 과학, 경제, 의학, 기타 학문 통틀어서 세계 1% 이내 과학자란 세계적 평가가 그것이다. 우리 나랑 통틀어 1,000명도 안된다. 그러니까, 내 분야에서 세계 1% 학자는 우리나라에서 통틀어 열명 이상은 안될 것이다. 오늘, 그걸 누가 언론에 홍보해 주었다. 그래서 더 이상 무얼 이루지 않아도 삶이 허무하지는 않다. 그걸 모두 두고 와도 이젠 미련없다.
그 땐 정말 세상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다.혼자서 그 길을 온것 참 외롭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이룰수 없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결코 이룰수 없는...그건 돈도 권력도 아니다. 감투도 아니고, 과학자로서의 학문적 진지함이었고 그건 거의 종교적 삶이었다. 그런 구도적 삶을 살았었다.
이젠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보고,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고 살겠다. 젊어서 바쁘다고 유보해 둔것들 지금이라도 하지 않기엔 너무 소중한 것이다. 좋아하는 음악과 예술,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 그리고 글을 씀으로 인해 이루는 세상에 대한 재능 기여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