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열이 난다고 하신다

by 강홍석

어제 아주 오랫만에 중인리 약수터에 다녀 왔다. 예전엔 쉬지도 않고 가던 곳이다. 그런데, 어쩐 쉬엄 쉬엄 갔어도 매우 힘들었다. 척추가 안좋은게 느껴진다. 책상에 오래 앉아서 한 내 오랜 연구 생활의 결과인 것이다. 학문적 성취를 이룬 대신 척추가 나빠진 것이다. 그 땐, 그것도 크게 느끼지 못했으나, 나이 드니 확실히 느껴진다.


다녀 와서 샤워하고 쉬다가, 어머니한테 가서 저녁 식사하는걸 도와 드렸다. 기운이 없으신지 죽도 조금 밖에 안드신다. 밤 8시쯤인가 전화했더니 갑자기 열이 나신다며 체온이 37도가 넘는다고 하신다. 타이레놀을 드셨는지 물었더니 그랬다고 하신다. 30분에 다시 전화하니 0.1도 내렸다고 하신다. 걱정되서 다시 갔다. 소변이 자주 마렵다고 하신다.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방광염 같다. 몇 달전 비슷한 증상으로 응급실에 갔더니 방광염이라 하며 항생제를 처방해 주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내가 전에 치과 수술받았을때 처방받아 남은 항생제를 2개 들고 다시 가서 한 개 드시는 것 보고, 아침에 일어나 나머지 한 개도 꼭 드시라고 했다. 집에 와서 한 시간쯤 후에 전화하니 한결 낫다고 하신다. 그게 없었으면 또 응급실에 모시고 갈뻔 했다. 아침에 일어나 전화했더니 이젠 괜찮다고 하신다. 점심 때쯤 집에 있는 항생제를 모두 뒤져 갔다 드렸다.


하루 하루가 아슬아슬한 것이다. 노년의 삶이란 것이.

덕분에 나도 오늘까지 몸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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