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빨리 가고 싶다!"
"에버랜드~!"
"시간 왜 이렇게 안 가지?"
"근데, 우리 T-엑스 어떻게 나눌 거야? 누가 혼자 타?"
"뭐… 가위바위보?"
이렇게 다이앤과 아멜리아가 에버랜드에 관한 이야기로 쉬는 시간을 장식할 때,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상했다. 원래 난 에버랜드, 아니 에버랜드가 아니어도 노는 얘기라면 절대 방관하지 않는 사람인데…….
나 왜 이러지?
그렇게 다이앤과 아멜리아의 대화를 옆에서, 아니 좀 떨어져서 혼자 '방관'하며 고민하던 중, 내 머리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내 머릿속에는, 지금 에버랜드에 관한 기대가 개미 똥구멍만큼도 없었다!
기대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에버랜드를 귀찮게 생각하고 있었다! 귀찮게!
귀차니즘이 좀 세게 왔나…….
하지만, 그럴리는 없었다. 나는 노는 것에는 절대로 귀차니즘이 오지 않으니까.
그럼…… 왜…?
나도 몰랐다. 이건 수학문제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다이앤과 아멜리아는 그것을 알고 있는 정답지였다. 사실, 걔네들이 나한테 직접적으로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난 그 둘의 대화를 통해 답을 알게 되었으니까, 정답지라고 하는 것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아, 그럼 우리 몇 명이지?"
"마일스까지 포함하니까……."
"7명인가?"
"와, 진짜 대규모다."
난 지금 우리가 7명이서 간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물을 수 있겠지, 다이앤이라면…….
"그게 뭐? 저번에는 결국 8명이서 갔잖아! 그리고 오히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아냐? 아마존 탈 때도, 우리 둘이 가는 것보다 같이 가면 다 같이 타고, 다른 사람이랑 안 타니까 좋잖아!"
"……."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오류가 있다.
'결국'!!!!
그러니까, 저번에는 처음부터 그렇게 가기로 예정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사실 저번에는 4명, 2명, 2명이서 가기로 했고, 그 와중에 다른 2명 팀이 스마트줄서기가 안 된다고 우리 4명 팀에게 와서, 내가 스마트줄서기를 다른 애들것까지 해주는 바람에 동선이 겹쳐, 같이 가기로 했다가…
거기서 또 다른 2명 팀을 만나서, 놀이기구까지 같이 가기로 했다가…
결국 우리 3팀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다녔다는…… 해프닝이었고.
(오해하지 마시라! 헤피앤딩을 잘못 쓴 것이 아니라, '우연히 일어난 일' 또는 '우발적인 사건'을 의미하는 '해프닝'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이렇게 7명(1명이 이번에 못 가게 됨.) 이서 같이 다니기로 하면…….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다니기로 정한 거고, 나중에 와서 홀수라서 2팀이나, 3팀으로 나누기도 힘드니까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
그렇다고 해서 우리 7명이 그렇게 정말 가까운 사이이다? 아니다!
아니지. 나 빼고 6명은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맞았다.
하지만! 나는 절대 아니다. 나는 그중, 다이앤과 다이앤의 동생 엠마와만 친하지, 다른 아이들하고는 그냥…… 인사하고, '안녕' 뭐…… 그냥 그러는 사이다. 그리고 그중 1명은……
옛날에 조금 친했다가, 이제는 정말 서먹해져서 말도 안 하는 '남자애'다.
맞다, '남자애!' 보이!
그 '보이' 마이스는…… 나 빼고 다른 6명과는 무척 가깝다. 그러니까, 자기만 남자여도 끼지 않겠다고 빼지 않는 거겠지. 뭐, 원래 같이 다니기로 한, 남자애 1명이 못 간다고 했을 때, 아멜리아 폰으로 바로 연락도 했고…….
말 나온 김에, 아멜리아와 다이앤이 유독 마일스와 친하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하…… 솔직히 나도 걔와 조금 친했으면, 에버랜드를 가는 게 나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기대도 했을 테고!
내가 에버랜드를 기대하지 않는 게 걔 탓도 있으니까…….
아멜리아와 다이앤이 마일스와 즐겁게 수다를 떠는 동안, 난 뭐 하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마일스한테 '야! 뭐 하냐?'이렇게 굴 수는 없다.
나는 완전 I니까…….
그런데, 아멜리아와 다이앤은 그런 마일스하고 말을 완전 스스럼 없이 하니까!
보시라…….
"재밌겠다!"
"갑자기? 근데…… 그니까!"
"좀비가 오면, 마일스 앞세우기로 했어!"
"아, 진짜?"
"응, 걔 표정 꼭 봐야해!"
"흐흐."
"아, 근데 마일스랑 같이 가는 건 불편하진 않은 것 같아."
하, 제발 내가 좀 순순하게 이 모든 걸 받아드리면 좋겠다!
좀 이런 거, 머리 아프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논다는 사실에 기뻐하면 좋겠다!
그게 될지 모르겠지만…….
마일스, 넌 왜 이렇게 날 힘들게 하니……?
내일 나야, 제발 즐겨라! 순수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