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다.
어느덧 12월.
이맘때면 생각나는 이름이 있다.
타라.
'생일 선물을 주어야 할까.'
다른 연도와는 다르게 난 고민에 빠져든다.
타라의 생일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다. 문득, 옛날에 타라와 타라의 생일이 크리스마스라고 신기해하던 것이 생각났다.
옛날에는 그냥 신기하기만 하고, 별 감정은 없었는데…….
지금은 그게 부담이 되어 있었다.
난 챙겨주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다. 성격이 I여서 생일 선물을 챙길 친구도 3명밖에 없는데 이걸 고민하다니! 내가 참 어이가 없었지만, 그 동시에 '정말 주어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약 7개월 전.
*다이앤! 내가 여기에 네가 선물을 준 것을 안 썼다고 해서 기분이 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난, 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것이나, 생일 선물을 주는 것에 혼란스러운 감정이나, 고민을 하지 않아서 널 쓰지 않은 거야! 뭐, 너도 알겠지만……!
"줄리엣. 밖에 타라랑 아이리스."
난 한 아이가 말한 얘기를 듣고 문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나의 두 번째, 세 번째로 친한(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타라, 아이리스가 서 있었다.
"타라! 아이리스!"
내 귀에는 내가 아이들에게 선물 주려고? 하는 투로, '여기는 왜……?'하고 묻는 내 목소리가 울렸다.
"조금 일찍 주려고."
하면서 아이들은 각자 준비한 조그마한 선물을 내밀었다.
우와.
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걸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진짜 고마워."
고맙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원래보다 잔뜩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내 얼굴 근육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 우스꽝스러웠겠지.
다시 반에 들어와서 난, 아이들이 뭐라고 물어보면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할 것 같아서 선물을 얼른 가방에 쑤셔 넣었다. 아이들은 기웃거렸겠지. 그땐 내가 그래도 꽤 무리에 어울렸던 시절(?)이어서 내 무리 아이들이 기웃거렸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난 아이들이 나에게 선물을 '챙겨줬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진정히 느라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
집에 가 엄마에게 자랑하고 열어보니.
…….
할 말이 없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선물을 적게 주었다.
많은 걸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화를 내려는 날 진정시켰다.
챙겨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거잖아.
그래도 타라가 준, 깨끗하지는 않은 뭔가가 붙어있고, 또 썼던 흔적이 가득한 인덱스 부분에서는 참기 힘들었다.
'설마. 작년에 타라랑 선물 교환할 때, 타라가 준 쓰던 롤스티커를 받고도 싫은 기색을 하지 않아서 날 그냥 쓰던 물건을 잘 받는 바보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아이들은 내 생일을 까먹지 않았기에.
난 다시 고민한다.
선물을 줘? 말아.
이 질문은 수학 문제처럼 그렇게 답이 빨리 나오는 질문은 아니다. 정답도 없다. 정답이라면…….
답: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세요. 하지만, 그 친구가 선물을 줬다면, 호의상 주는 것이 좋습니다. 선물은 의무가 아긴 하지만요.
정도일까.
사실, 답을 본다면, 내가 선물을 주는 것이 호의일 것이다.
하지만, 구글 AI에게 '선물을 주기 싫은데'하고 친다면……?
답은 달라진다.
답:
억지로 선물을 준비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지 마세요. 상대방이 준 선물은 가벼운 성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것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거나, 의무감을 가질 필요 없습니다.
사실 난, 좀 소심한 편이다. 어떤 상황이나 행동을 가지고 많이 곱씹어 보고. Replay도 많이 해본다.
그러다가 내가 잘못한 것 같으면 말하기도 하고.
어쩔 때는 곱씹어보다가 너무 소심해져서 말하지 못할 때도 있다.
만약 이번에 선물을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우린 절교를 하게 될까? 타라는 나의 뒷담을 깔까?
글을 쓰면서 확신이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이다. 내 중요한 시간을 억지로 선물을 준비하느라 쓸 필요 없다.
그리고 AI말대로, 가벼운 성의였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난 지금 너무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게 나의 마음이라면, 난 지금 무엇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것일까.
타라의 험담?
험담을 깔 수 있다.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근데, 그것은 잠시나마 친했던 친구에게 대한 예가 아니지 않을까.
그 애가, 나를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런 것 가지고 나의 뒷담을 깔 수 있을까?
그것은 선물을 안 준 나의 잘못이 아니고, 그 애의 잘못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