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밖에 없고 이렇게 쉽게 사라질 수 있기에 소중한 것.
"엄마, 도마뱀 꼬리 잘렸어!"
뭐? 꼬리……!
엄마와 난 얼른 방 밖으로 나갔다.
헉.
밖에 환경을 본 순간, 난 숨도 쉴 수 없었다. 한 10초 정도를 그렇게 굳어있었다. 정말,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격하게 움직이는 꼬리를 보면서 입을 벌리고 있을 뿐.
파파팍. 파파팍.
밖에서는 도마뱀 꼬리가 꿈틀거리는 것이 아닌, 뛰어다니고 있었다. 불행 중에 다행인 것은, 도마뱀 꼬리가 사육장 안에 혼자 있었고, 발이 달려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육장 혼자 있는 것이 다행인 이유는 꼬리가 달리고 있는 것을 머리가 인식해서 흥분하지 않았고, 또 그 꼬리가 다른 곳으로 달려가지 않았다는 것이고, 발이 달려있었다면…….
으!
나와 촉감을 공유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나의 13년 인생 중, 그렇게 끔찍하고 처참하고 충격적이고 징그러운 광경은 처음이었다. 이제까지 도마뱀의 꼬리가 잘린 상상은 많이 해 보았지만, 그 어느 것도 이렇게 자세하고 섬세하고 정확하고 징그럽고 끔찍하고 처참하게 잘리지는 않았다.
그때 난, 달려 다니는 도마뱀의 꼬리만 보았지, 그 몸체 부분은 보지 않았다. 아마 동생들이 잡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을 해보리다.
곧 난…….
"어휴……."
하면서 심박수가 순식간에 올라간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온 방에서는 오만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먼저 잘린 꼬리가 왔다 갔다 달려 다니는 모습이 계속 영상처럼 되풀이되었고, 그 위로 여러 가지 생각이 겹쳐졌다.
얼마나 아팠으면 꼬리를 잘랐을까.
어떻게 잡고 있었길래 꼬리가 잘렸을까.
아빠에게 빨리 알려야 하나.
아빠는 뭐라고 하실까.
잘린 꼬리는 계속 이 상태로 살아가는 걸까.
잘린 꼬리한테 어떻게 해줘야 하지.
그것보다도, 이 잘린 꼬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도마뱀은 어디 있지.
피는 안 나나.
안 아픈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원래 꼬리가 이렇게 잘 빠지는 건가.
이게 뭐지.
대체 뭔 일이 일어난 거지.
이건 꿈인가.
어제 집에 왔는데.
이제 도마뱀도 자연스럽게 죽는 거 아닌가.
생명이란…….
이렇게 간단하게 꼬리는 죽은 건가.
우리 사람도 다를 것이 있나.
난 도마뱀을 걱정하는 건지, 뭘 생각하는 건지 모를 생각을 계속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계속. 지금 동생들은 방에 다 같이 모여서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은 충격을 눈물로 안정시키고 있다.
"그냥 들었는데, 들기만 했는데……."
동생들 말에 따르면 그냥 들기만 했는데 꼬리가 떨어졌다고 한다.
아마도 스트레스를 받았겠지. 너희가 그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공을 방문에 뻥뻥 차다는데, 나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사 온 지 하루도 안 된 걔는 덜 할까.
동생들도 정말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호기심 때문에, 궁금해서 핸들링을 한 것 가지고 이렇게까지 벌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겠지.
그런데, 예측할 수 있는 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리가 이렇게 울고, 슬퍼하고, 화낼 일도 없을 테니까.
오늘은 찰 없는 동생이 한 행동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생명 때문에 울고, 웃고, 다시 운다. 우리도 한 생명이고, 우리를 둘러싼 것도 거의 다 생명이다. 이렇게 소중한 생명이,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져도 되는 것일까. 그런데 또, 생명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끈질기다면? 그러면 어떤 생명이 다른 생명을 소중하게 여길까.
어쩌면 생명은,
단 하나밖에 없고 이렇게 쉽게 사라질 수 있기에 소중한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