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ing Mom's guilty?

워킹맘이라는 단어의 무게

by 유오미

오늘은 남편이 출근을 하는 목요일.

어제 캘린더를 보니 아침 8시부터 미팅이 잡혀있다. 이상하게 이런 날은 아기가 늦게 일어난다. 여유가 있는 아침에는 희한하게도 일찍 일어나서 에너지가 넘치는데 꼭 서둘러야 하는 아침은 그렇지가 못하다. 아이도 무언가를 아는 건지. 엎친데 덮친 건지 아침에 데이케어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선생님이 stomach flu로 출근을 하시지 못한다는 메시지. 아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7시가 다돼서 살짝 문을 여니 아기가 빛에 놀라 잠을 깬다. 마음이 바빠져 아이를 안아서 밑에 층으로 내려가는데 자꾸 도리도리 한다. 침대 속에 더 있고 싶은 것 같다. 흐리고 비 오는 시애틀 컴컴한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건 나에게도 힘든 일이다. 아이를 백번이고 더 같이 안아주며 침대에서 토닥해주고싶지만 시간이 없다. 몇 번의 형식적인 까꿍 놀이를 한 후 아이를 번쩍 안아다가 후다닥 일층에 내려와서 데워둔 우유를 먹이며 급하게 기저귀를 갈면서 옷을 갈아입히는 3중 멀티태스킹을 시작했다.


체인징테이블에서 눈이 퉁퉁 부운채로 우유를 먹으며 옷을 갈이 입혀? 지고 있는 아기를 보니 마음이 이상하게 짜르르한 것이 마음이 좋지가 않다. 그냥 좋지가 않다.


그다음 단계는 하이체어에 앉혀서 요구르트를 먹인 후 로션을 후다닥 바르고 아이를 둘러메고 카시트에 넣은 후 학교로 향했다. 아침일찍이라 아이들은 거의 없었다.


늘 보던 선생님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이는 반에 가자마자 칭얼대고 그 와중에 응가를 한 냄새가 나서 한바탕 부산을 또 떨었다.


이제 바이바이 타임이 되자 역시나 아이는 기어 와서 내 발을 붙잡고 울기 시작한다.

아기의 뺨에는 아직 이불자국과 붉은 열감이 채 사라지지도 않았다.


강제? 바이바이를 세 차례 한 후 후다닥 다시 차를 몰고 집으로 와서 미팅 준비를 시작했다.


지금도 다음 미팅 전 잠시 짬을 내어 글을 남기고 있다. 모르겠다. 그냥 오늘 아침의 하루를 어디다 가라도 적고 남겨야 할 것 같다.



그냥 각각의 역할 아냐?


이상하게 나에게는 워킹맘이라는 단어가 참 싫었다. 그냥 엄마고 일을 하는 상황이면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상하게 저 두 단어가 합쳐지면 양쪽 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그냥 한 가지 프레임이 더 생기는 게 싫었다. 지금 상황도 똥줄이 타는데 무슨 워킹맘이라는 모자를 머리에 구겨 넣어서 또 다른 스코어를 받아야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엄마. 직장인. 나 그냥 전부 개별로 두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 같이 경계를 너무 빠르게 정신없이 그리고 조금 마음 아프게 지나가야 하는 날이면 두 단어가 합쳐진다. 아 맞아 난 워킹맘이지? 아이한테 아침에 조금 미안해야 하고, 일도 헐레벌떡 들어와야 하는? 하하


내가 지금 새기는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이는 생각보다 강하고 잘한다. 그러니 너나 잘하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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