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의 기억

by 아나스타샤

그녀는 머리가 먹먹할 때 가끔

침향을 꺼내 피운다


굽이굽이 길자락처럼 피어오른 연기

눈앞에서 사라진다


익숙한 향이 코끝을 지나

기억 속에 길을 연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

좁다란 길 끝에서

초록색 철재 대문을 만난다

대문을 사이에 두고

소녀를 안다는 듯

마중 나온 냄새에

멈추어 선다

용기 내어

냄새 밟고 들어서면


1층에는

얼굴도 본 적 없는 집주인의

방울소리만 들려온다


향이 꺼지지 않는 밤

그렇게 향내는

집주인의 존재를 알린다

향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소녀의 몸을 감아

2층 작은 셋방에 데려다 놓는다


꿈조차 꿀 수 없던

어제에 누우니


향은

코끝이 아닌

귓가에 닿아

속삭인다


어떤 꿈을 꾸고 있냐고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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