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머리가 먹먹할 때 가끔
침향을 꺼내 피운다
굽이굽이 길자락처럼 피어오른 연기
눈앞에서 사라진다
익숙한 향이 코끝을 지나
기억 속에 길을 연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
좁다란 길 끝에서
초록색 철재 대문을 만난다
대문을 사이에 두고
소녀를 안다는 듯
마중 나온 냄새에
멈추어 선다
용기 내어
냄새 밟고 들어서면
1층에는
얼굴도 본 적 없는 집주인의
방울소리만 들려온다
향이 꺼지지 않는 밤
그렇게 향내는
집주인의 존재를 알린다
향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소녀의 몸을 감아
2층 작은 셋방에 데려다 놓는다
꿈조차 꿀 수 없던
어제에 누우니
향은
코끝이 아닌
귓가에 닿아
속삭인다
어떤 꿈을 꾸고 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