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잔

by 아나스타샤

차가운 품에

어린 열매를 안고

버틴 세월


둘러보니

덩그러니 혼자인 듯

빈 세월만 함께하자며

곁에 서 있다


눈의 여왕처럼

차디차던 여인은

어느새

눈 덮인 머리를 하고

살아온 세월과의 대화에

소리 없이

물줄기 흐른다


살아낸 세월의 잔에

흐르는 눈물만 가득 인다

눈물 삼킨 세월잔이

얼마나 되었을까


걱정 말아요


작은 열매

얼지 않게 품어내느라

눈물잔 자작했다면


이제 그 잔을 채우는 일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워

건배할 일

없어질 테니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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