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불안

by 진짜비밀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생각해 보면 감정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에 깊이 관여한다.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그에 동반되는 감정은 금세 나를 휘청이게 만든다. 이성을 붙잡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나는 더 그런 편이다. 쌉 F.


난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 중에서도 '불안'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갖고 있다. 내 삶을 돌아보면 불안하지 않은 적이 있었나? 싶고 앞으로도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을 때나 망망대해를 건너는 듯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에도 우리는 불안을 마주한다. 심지어 오랫동안 바라던 목표를 이루고 난 뒤에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부정적인 순간들이 찾아올 때는 당연하고,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도 이 행복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불안하다. 나는 이게 마치 신의 장난처럼 느껴진다. 신을 믿지도, 믿지 않지도 않지만 인간이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어떤 장치를 우리 안에 심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혼자 있을 때면 마음속 불안은 몸집을 더 크게 키운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까지 끌어안으며 온갖 에너지를 불안에 쏟아붓느라 바빠진다. 그렇게 불안은 늘 우리를 따라다닌다. 뭐라 정의하기가 어려운 감정이다.


산다는 건 꼭 행복을 좇는 과정에서 희로애락이 함께하는 여행 같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 순간 마주하는 감정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 감정을 갖고 놀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끝내주는 인생을 살다 가는 거라 본다. 삶에서 불안을 완전히 지워낼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그 불안을 다스리며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마도 평생에 걸쳐 풀어가야 할 어려운 숙제일 것이다.


‘불안’이라는 글자는 ㄹ과 ㄴ이 부와 아를 떠받치고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어딘가 단단히 받치고 있는 형상임에도 이 글자는 오늘도 위태롭고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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