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말과 행동 속에서 다시 배우는 하루의 마음
짧은 글 한 장이 마음을 움직였다
책상에서 발견한 일기 같은 메모 한 장
평소 이것저것 메모하기 좋아해서 내가 가지고 다니는 메모장에 삐뚤빼뚤 낯익은 글씨가 쓰여 있었다.
맞춤법도 아직 제대로 모르는 8살 난 1학년 아이의 짧은 일기 하나.
학원 쉬는 시간에 친구가 먹는 모습을 보고 말은 못 하고 먹고 싶어서 속앓이했나 보다.
어떤 와플인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손바닥만 한 크기인데 딸기도 들어있고 반짝반짝하고 빛이 났다고 했다.
그 반짝임은 아마 시럽이 코팅된 빛이었겠지.
그 짧은 글 한 장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하루였지만, 나는 동네 빵집과 와플 가게를 찾아다녔다. 똑같은 와플은 찾을 수 없어서 최대한 비슷한 와플로 사놓고 기뻐할 아이를 기다렸다.
“우와!”
좋아하는 아이! 하지만 친구가 먹던 그 와플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도 맛있는 와플 먹어서 행복하다는 아이.
간식을 좋아하는 아이라 늘 먹고 싶은 것이 많아서 사달라고 할 때마다 다 사주지는 않는데 나는 고민하지 않고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와플을 사주기 위해 찾아다녔다.
간식 사 먹는 것을 잘 허락하지 않는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은 무엇일까?
나를 움직이게 한 건, 단지 ‘와플’이 아니었다.
짧은 글 속에 담긴 아이의 마음, 그 솔직한 감정이 나를 일으켰다.
고작 글 몇 자라고 생각이 들지 몰라도 여덟 살 아이의 메모에는 단순한 문장이 아닌, 자신의 하루와 감정, 그리고 ‘소망’이 담겨 있었다. 메모에는 글 하나가 아닌 아이의 서사가 담겨있다. 그 서사는 나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아이는 그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었다.
그 순간 문득 생각했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해서’ 움직였을까?
아이처럼 순수하게, 단 한 가지 마음으로 바란 적이 언제였을까?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욕심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표현을 잃어버리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수많은 ‘와플’들을 품고 있으면서도 이제는 누군가에게 말하지도, 찾아 나서지도 않게 된 우리들.
오늘 그 메모 한 장이 내게 가르쳐줬다.
세상은 여전히,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할 용기’를 가진 사람에게 따뜻하게 반짝인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