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끊고 바뀐 몸의 신호
당뇨 직전까지 갔던 시절의 나는,
몸 곳곳에서 울부짖는 염증 신호를 “나이 드니까 그렇지” 하고 넘겼다.
그럴듯한 영양제와 매스컴에서 본 유행 식단을 붙잡고 버텼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결국 자궁 적출술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았다.
내가 ‘건강식’이라고 믿어온 일상이 사실은
내 몸을 천천히 무너뜨리고 있었다는 걸.
내 아침은 늘 차가운 라떼 한 잔으로 시작했다.
얼음 가득한 라떼가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달콤함이 하루를 켜는 스위치 같았다.
점심엔 소화가 안 된다는 이유로 달달한 드레싱 듬뿍 뿌린 생샐러드를 씹어댔다.
쫄깃한 면요리도 건더 뛸 수 없었다.
죄책감이 밀려오면 “그래도 단백질은 챙겨야지” 하며 계란스크램블을 먹었다.
소화되라고 과일도 쑤셔 넣었다.
양만 조절하면 괜찮을 거라 믿었지, 식단 자체를 바꿀 생각은 못 했다.
알고 보니 내가 건강을 위해 먹었던
우유, 계란, 생채소, 커피 등이 몸을 해치는 음식인 줄 인지하지 못했다.
분명 많이 먹지 않는데도 부기와 체중은 더 해 갔다.
돌이켜보면 나는 증상에 맞춰 ‘채워줘야 할 음식’이 아니라 ‘삼킬 수 있는 부드러운 음식’만 골라 먹었다.
만성 변비 때문에 아침마다 차갑고 달달한 라떼에 기대었고,
고기만 먹으면 숨이 턱 막히는 소화불량이 와서 샐러드로 끼니를 때웠다.
그러니 기운이 없어 나름 열량 채우기 위해 덩어리 없는 과자와 빵으로 연명했다.
변비약과 소화제 양은 자꾸만 늘어났지만,
매년 건강검진에서 “이상 없음”이 나왔으니 내 방식이 틀렸다고 의심조차 하지 못했다.
수술 이후 식단을 크게 바꾸면서 가장 먼저 손댄 건 당이었다.
라떼, 과자, 케이크와 빵, 초콜릿, 사탕.... 나의 활력을 지켜 준다고 믿었던 달콤이 들
당과 커피를 끊자 솔직히 처음엔 겁이 났다. 그런데도 몸은 정직하게 반응했다.
식후 혈당이 롤러코스터처럼 치솟으며 거의 기절 수준으로 쏟아지던 졸음이 서서히 사라졌다.
장누수 진단을 받고 약을 먹던 때는 음식만 들어가면 배가 요란하게 울려 민망했는데,
병원에서는 처방만 해줬지 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금은 그 증상도 차츰 잦아들었다.
당 조절을 시작한 지 두 달쯤 된 지금,
식후 졸음 없이 또렷하고 생기 있는 하루를 보낸다.
밥 먹고는 운전도 못할 정도였던 내가 이렇게 달라질 줄은 몰랐다.
그래서 찾아봤다.
의학적으로도 과한 ‘자유당(첨가당)’ 섭취는 몸의 대사 리듬을 쉽게 망가뜨린다.
액체나 디저트 형태의 당은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이런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유당 섭취를 총에너지의 10% 미만, 가능하면 5% 미만(하루 약 25g)으로 줄일 것을 권고한다. 세계보건기구+3세계보건기구+3세계보건기구+3
당이 만든 문제는 “살이 찐다”에서 멈추지 않는다. 혈당이 자주 높아지면 몸속 단백질·지방과 당이 들러붙어 ‘당화산물(AGEs)’이라는 찌꺼기가 생기는데, 이것이 흔히 말하는 당독소다. AGEs는 산화 스트레스와 만성 염증을 키우고, 혈관 벽의 기능을 흐트러뜨려 동맥경화 같은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경로로 작동한다. 신나페스+4PubMed+4 BioMed Central+4 그래서 “원인을 모르는 피로와 붓기, 여기저기 쑤심” 같은 신호가 더 커지기도 한다. PMC
그리고 내가 가장 크게 체감한 건 장이었다. 장은 그저 음식이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우리 면역의 큰 부분이 자리 잡은 거대한 생활권이다. 장벽은 외부와 내부를 가르는 마지막 문이고, 장내 미생물은 그 문을 지키는 수문장에 가깝다. 실제로 장은 인체 면역세포의 상당 부분이 모여 있는 ‘가장 큰 면역 기관’으로 불릴 만큼 중요하다. Cleveland Clinic+2 PMC+2 정제 탄수화물·고당 식단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흔들고 장벽을 약하게 만들어, 장 투과성이 증가하는 ‘장 누수’와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계속 보고된다. PMC+4 Nature+4 Science+4 내 배가 자주 요란했던 것도, 식후에 몸이 무너질 듯 피곤했던 것도 결국 그 연결선 위에 있었던 셈이다.
지금의 나는 아주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회복 과정에 있다.
잊을 만하면 괴롭히던 이석증도 조용하다.
먹기만 하면 부풀어 올라 밤새 잠을 설치던 장 내 가스도 많이 좋아졌고
아침만 되면 부어있던 얼굴, 뻣뻣하던 관절들은 이제 부드럽게 제자리를 찾아갔다.
건조하고 침침한 눈 때문에 책 한 권을 읽지 못했지만,
이제 하루 종일 노트북 작업을 하고 있다.
예전과 정반대로 고열량, 동물성식단으로 바꾸고 일어난 변화들이다.
다만 예전처럼 “양만 조절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달콤함은 위로처럼 다가오지만, 내 몸에겐 종종 이자가 붙는 빚이었다.
당을 줄인 두 달, 그 빚이 조금씩 탕감되는 느낌이다.
당을 본격적으로 들이부었던 20여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내 두 손을 꽁꽁 묶어 둘 것이다.
여기 내 건강을 찾아가는 여정을 기록할 것이다.
식후에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또렷하고,
눈뜨기 힘든 아침대신 생생한 활력의 순간들이 내게 말해준다.
건강은 거창한 결심보다, 매일 입에 넣는 작은 선택에서 방향이 바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