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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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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May 8. 2024
오르막을 기어올라와 신호 대기 중.
내리막엔 십오대의 버스들.
나란히 나란히 차렷.
아무것도
없이 기어코 오른 그 곳에서
기어코 오르려는 것들이 함께 모여 줄을 이룬다.
절대로 가야하는 길인 것처럼
천천히 차례로 줄지어 간다.
누구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자식이나
아무것도 없는 자들.
지친 그들의 몸에
걸려
너무나도 커다랗고 무거워
새벽의 거친 숨에
목이 메고
목을 멘다
눈을 감고
끊어내려다
또 아무것도 없는 자들의
사슬을 엮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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