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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카시

시집가는 날

시집가는 날

우리 언니 혼수는 목단 꽃 이불
수줍은 새아씨 연지 곤지 찍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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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꽃무늬 목단 이불 한 채,
그 속엔 언니의 설렘과
엄마의 기도가 곱게 접혀 있었습니다.

연지 곤지 찍던 날,
신부 드레스를 입은 언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같았습니다.
그 웃음 너머,
이불보다 더 따뜻한 사랑이 피어 있었지요.

중학교 2학년이던 나는
그날의 봄을 가슴에 꾹 눌러 담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목단꽃을 마주한 어느 날,
그 기억이 다시 피어올라
이 디카시를 담았습니다.

– 왕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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