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대나무 설화

대나무 설화

왕나경



바람에 굽지 않던

절개의 뜻을 세워


청죽 한 자루 안에

낮은 마음 적신다


삶이란

곧추세워서

비워내는 일이다



쨍한 빛 부서질 때

댓잎의 푸른 기상


숨겨진 푸른 언어

마디마다 새겨지고


내 안의

어긋난 성정

회초리로 내 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디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