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가상화폐
깨어진 조각들
오르락내리락,
빛깔만 번듯하다
- 왕나경
시인의 글
「가상화폐」는 불빛이 물결에 부서져 깨어진 조각처럼 흩날리는 순간에서 비롯된 시상입니다.
물 위에 번져가는 불빛은 찬란해 보이지만, 그 실체는 언제든 흩어지고 사라질 수 있는 허상에 가깝습니다.
가상화폐 또한 그렇습니다.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숫자의 파도 속에서, 사람들은 눈부신 빛깔만 좇습니다. 그러나 그 번듯한 빛 뒤에는 깨진 조각 같은 불안과 공허가 숨어 있습니다.
나는 시를 통해 그 현란한 껍데기 너머의 실체를 묻고 싶었습니다.
겉모습의 화려함이 전부가 아닌, 인간의 탐욕과 불안이 만들어낸 새로운 신기루.
그 허상 앞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요?
「가상화폐」는 단지 경제적 풍경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욕망과 불안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