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 큰 송아지 Sep 27. 2021

내가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일

아쉬움 없이 살 수 있다는 건 AI처럼 정해진 매뉴얼대로만 할 수 있을 때뿐 아닐까요.

사람에겐 항상 선택의 여지가 있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요.


나는 귀엽고 예쁜 하얀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고양이는 자신이 뭘 선택해야 하는지를 아는 거 같아요. 고양이처럼 빠꾸 없고 관심 없어진 일에 망설임 없이 뒤돌아 설 수 있다면 아쉬움이 덜할까요.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과 내가 해야 하는 일.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주 수입원과 취미와 특기가 따로 있는 거 같아요.

내가 해야 하는 일로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니까...

그래서 주 수입원으로 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해야 하는 일로 하는 수가 많죠.

그렇지만 취미와 특기는 진정 내가 좋아하는 일로 선정이 되지요.

피아노, 독서, 영화보기, 걷기, 등산, 수영, 수놓기, 그림, 노래, 춤, 멍 때리기 등...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은 수입이 없고 지출만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하기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직업을 가져야 하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일을 10번 하려면 내가 해야만 하는 일 20번을 해야 합니다.


가끔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 겹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인 거 같아요. 그러나 정작 이런 사람들도 속사정을 들어보면 좋아하는 일이 해야만 하는 직업이 됐을 때 스트레스받고 하기 싫다고 하는 걸 보게 됩니다.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돈이 없어도 좋겠다라는 건 현실적 거리감이 있어요.


어렸을 때도 내가 좋아하는 일(소꿉놀이, 인형놀이, 종이접기, 숨바꼭질, 고무줄)은 엄마가 시키는 해야만 하는 일(심부름, 청소, 설거지, 꽃밭에 물 주기)을 끝냈을 때 주어졌으니까요.


생각해보니 이게 인생의 순리 아닐까요?

작가의 이전글 혼자 먹어도 되는 점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