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나의 마음가짐
오늘 날씨는 맑음.
오늘도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어서오세요" 라며 환영의 말을 마음에 준비해 왔다.
오픈하고 두 분의 손님이 다녀가셨다.
매일 11시간을 매장을 지키는 동안 평균 다녀가는 사람의 수는 매우 소수이다.
매일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해오는 성의에 비해 무척이나 아쉬운 결과들이다.
불경기에 시작한 속옷브랜드 인수를 한지 3개월이 되어간다.
물론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잘 살고자 시작한 장사이긴 하다.
빚을 많이 지면서 무리를 많이 한 상태이고,
엄마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 장사를 한다며 하루종일 매장을 지키느라
아이들과의 시간을 뒤로 해 있다. 아빠도 운동선수라 10년째 부재하는 기간이 긴데,
엄마의 갑작스러운 부재까지 함께 주는 결핍이 걱정스럽다.
그러다 아이들이 가끔씩 엄마를 찾는 그리움을 호소하는 날이면 마음이 많이 아린다.
갑작스럽게 괜히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아닌지,
정말 귀신에 씌인 듯 급하게 진행된 그 시간을 더듬다보면 후회와 걱정이 물밀 듯 밀려온다.
그러다 정신차리자! 또 마음을 애써 다잡는다.
이미 다 벌려놓은 일이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일에 나까지 우리부부가 결정한 이 일을 못 미더워 하는 시간낭비는 필요없다고 나를 달래고, 긍정적이고 힘을 불어넣어줄 만한 영상을 틀어 보거나 BGM같은 드라마를 틀어놓고 몸을 움직인다.
그런 날을 하루걸러 이틀을 늘상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음이 복잡할 때는 책 필사를 하기도 하고, 영상이나 인스타 피드에 공유되는 많은 글귀들 중 골라 메모지에 적어 카운터에 붙여놓는다.
여느 날과 같이 휴대폰 속 글귀나 영상을 훑는데,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새로이 생각하게 된 말이 들렸다. 개그맨 고명환 님의 강연 중의 말이다.
"기대와 설렘으로 살아라. ' 오늘 나에게 무슨, 어떤 일과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이 말이 내 뇌리에 완전히 깊숙이 들어와 박혔다.
곧바로 메모지에 적어 매장 카운터에 매일 매순간 눈에 띄는 곳에 붙였다.
지나간 긴 시간 동인 나는 많은 후회와 잘못된 자기연민에 갇혀 지나간 것들에 머물러 있었다.
바꿀 수 없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후회와 걱정에 얽매어 있었다.
그 시간들을 보내는 동안 많은 괴로운 생각을 반복하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램만 가지고,
자기돌봄이라는 각종 프로그램과 모임에 다녔다.
'자기돌봄'이라는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여러활동과 상담들은 나를 괴롭게 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괴로운 많은 엄마들사이에서 간혹 위로받기도 하는 것 같았다.
돌이켜 보면 나는 스스로 그 시간에 머무르기를 선택했던 것 같다.
외로웠다.
내가 제일 힘든 삶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힘들어 보이고 싶었던걸까?
남에게 동정받고 싶었다.
비뚤어진 자기연민은 나를 초라하게 했고, 동정이 마치 관심이나 위로인냥 동정을 갈구했다.
외로워서 그랬던 것 같다.
성숙하지 못한 나를 바라보는 것이 괴로웠다.
그 때 나는 어떤 기대와 설렘도 갖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현재를 살고 있다면 필수적인 것.
'기대와 설렘'
나는 지금 현재를 살고있다.
불안한 경제상황 속 자신의 선택을 굳건히 하기란,
갈대같은 나의 마음으로는 여간 어려운 건 아니지만, 다행히 나는 현재를 살게 됐다.
괴로움에 몸부림친 기나긴 시간이 헛되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에게 "기대와 설렘"의 의미가 묵직하게 다가온 걸 보면..
"어서오세요~" 라는 인삿말에는 환영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나의 기대와 설렘이 담겨있다.
속옷가게 사장님으로 N개월차 매장을 열며
매일 마음에 불어넣는 것은
'기대와 설렘'이다.
'오늘 나에게 무슨, 어떤 일이,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보다 매출이 저조하고 경제적으로는 웃을 일도 기대와 설렘으로 살아질 상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대와 설렘으로 오늘을 시작한다.
내가 유동인구를 늘리거나 입점고객을 만들거나 없던 매출을 갑자기 끌어올릴 수는 없다.
나는, 우리는 선택을 했고, 그로인해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걸 나는 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그저 오늘 나의 마음가짐과 '오늘' 나의 행동들이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오늘은 어떤 사람을 만날 우 있을까?
기대와 설렘을 가질 수 있는 나의 오늘이 좋다.
진짜 오늘을 산다는 건 이런거구나.
"어서오세요~ 에메필은 처음이신가요? "
"어서오세요~ 또 오셨네요~ 반가워요~ "
"어서오세요~ 필요한거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나의 기대와 설렘의 시작은
우리집부터 나의 작은 가게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