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출처-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오는 8월 북미 시장에 대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HEV’를 출시한다.
이는 HEV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토요타에 정면으로 맞서는 전략으로, 최근 수출과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차의 반등 카드로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부터 북미 시장에 팰리세이드 HEV를 본격 투입할 계획이다.
팰리세이드/출처-현대차
이미 지난 4월 국내 출시된 이 모델은 팰리세이드 시리즈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차세대 HEV 시스템이 적용된 이번 신형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 대비 연비가 45% 향상됐고,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 역시 각각 19%, 9%씩 개선됐다.
또한 전기차에서 볼 수 있었던 V2L(차량 외부로 전력 공급) 기능과 스테이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되며 상품성 면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기준 팰리세이드 HEV의 국내 출고 대기 기간은 5개월로, 현대차 전체 차종 중 가장 길다. 이에 따라 5월 한 달 동안 팰리세이드는 7682대가 판매되며 기아 쏘렌토(7734대)에 이어 대형 SUV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팰리세이드/출처-현대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형 HEV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33만 대 규모로, 전체 HEV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은 SUV와 픽업트럭 등 대형차 선호 성향이 강한 만큼,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통해 해당 시장 점유율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HEV 시장은 토요타가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토요타는 프리우스와 라브4뿐 아니라 하이랜더, 랜드크루저, 시에나, 툰드라 등 중대형 SUV와 픽업트럭까지 라인업을 고루 갖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금까지 아반떼(엘란트라), 투싼, 니로, 스포티지 등 중소형 HEV 모델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최근 쏘렌토와 싼타페 HEV 모델 투입을 계기로 대형 HEV 시장에도 진입하기 시작했고, 이번 팰리세이드 HEV는 그 정점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5월 기준 미국 내 HEV 판매량이 11만 473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한 수치다.
팰리세이드/출처-현대차
팰리세이드는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수익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SUV는 차급 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차량으로 평가되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연기관 대비 이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HEV 모델을 오는 2030년까지 현재 7개에서 14개로 확대하고, 기아는 6종에서 10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과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과 내수 시장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월 2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5월 미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줄어든 7만 7892대에 그쳤다. 특히 현대차는 전년 대비 31.4% 감소한 4만 2574대를 수출하며 감소 폭이 컸다.
팰리세이드/출처-현대차
이 같은 수출 부진은 미국이 4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에 따라 국내 생산 차량 수출 대신 현지 재고 판매에 집중했으며, 그 결과 국내 생산량도 줄었다.
5월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생산은 전년 대비 4.9% 감소한 29만 1649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도 동반 하락하며 같은 기간 10만 4091대가 판매돼 4%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HEV를 미국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판매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1세대 팰리세이드가 미국에서 누적 50만 대 이상 판매되며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하이브리드 버전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행 팰리세이드/출처-현대차
한편 기아는 올해 말까지 내연기관 신차 출시 계획이 없어, SUV 중심의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