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출처-테슬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지난 6월 22일 시범 운행을 시작한 테슬라의 자율주행택시 ‘로보택시’가 불과 며칠 만에 안전성 논란에 휘말렸다.
로보택시가 운행된 지 3일 만에 10건이 넘는 주행 오류 사례가 보고됐고 주행 중 급정지, 속도 위반, 차선 위반 등 다양한 문제들이 영상으로 공개되며 이용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당초 시장의 기대를 받으며 상승세를 보였던 테슬라 주가는 해당 논란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테슬라의 자율주행택시 ‘로보택시’는 6월 22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제한된 구역에서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출시 첫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들이 모델 Y 차량 10대에 탑승하며 시범 운행이 시작됐다.
테슬라 로보택시/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운행이 시작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일부 차량이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 방향을 잃거나,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으로 진입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테슬라 투자자 소이어 메릿과 팟캐스트 진행자 롭 모어러가 각각 X(옛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에서는, 로보택시가 좌회전 차선을 잘못 인식하거나 제한속도 시속 48㎞를 넘겨 56㎞까지 가속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 정차 버튼을 누르자 차량이 도로 한복판에서 멈추는 모습도 영상으로 확인됐다.
테슬라 주가는 로보택시 공개 직후인 6월 23일 8.23%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반복되는 안전성 논란에 다시 하락해 출시 직전 수준인 327달러(한화 약 44만 원)로 돌아갔다.
6월 25일(현지 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테슬라 로보택시 사고 영상 리스트’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댄 레빌이라는 사용자가 작성한 이 게시물에는 11건에 달하는 문제 사례 영상이 포함되어 있었고, 모두 로보택시가 오스틴에서 주행하는 모습이었다.
테슬라 충전소/출처-연합뉴스
영상 속에는 반대 차선 진입, 정차 금지 구역 정차, 속도 제한 위반, 경찰차 인근에서 급제동, 교차로 중앙에서 탑승자 하차 등 다양한 오류가 담겨 있었다.
로이터와 더버지 등 주요 외신도 이를 인용 보도하며 “서비스 시작 3일 만에 너무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우려했다.
공식적인 사고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탑승자들은 단 10~20대의 차량이 비교적 단순한 지역에서 주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후 대규모 운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로보택시/출처-테슬라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필립 쿠프만 카네기멜런대학교 교수는 “이처럼 다양한 주행 오류 영상이 빠르게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알랭 콘하우저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는 “대부분의 상황을 무리 없이 처리했고, 숙련 운전자보다 나은 판단을 한 경우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주변 차량 흐름보다 느리게 주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로보택시는 인공지능(AI) 기반 주행으로, 별도의 레이더나 라이다 센서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웨이모, 크루즈 등 경쟁사들이 센서와 정밀 지도를 활용하는 방식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도로 상황이 복잡하거나 지도 데이터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웨이모 로보택시/출처-웨이모
실제로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는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운영 지역을 넓혀가며 주당 25만 건의 유료 운행을 달성했다.
누적 유료 탑승 건수는 지난 5월 1000만 건을 돌파했다. 반면, 테슬라는 아직 오스틴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며 조수석에 테슬라 직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주행이 이루어진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폴 밀러는 6월 2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웨이모와 같은 경쟁사에 비해 테슬라의 이번 서비스는 초기 완성도에서 다소 뒤처진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델라니 애널리스트 역시 “운영 지역이 제한적이고, 차량 내 직원이 동승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서비스 확장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웨이모 로보택시/출처-웨이모
한편, 지난해 보행자와 관련된 사고로 서비스를 종료한 크루즈와 달리, 웨이모는 현재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인간 감시자 없이 유료 승객을 태우는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테슬라는 이번 로보택시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일론 머스크 CEO는 “완전자율주행이 실현되면 인간 운전자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이에 따라 4월 초 저점을 찍었던 테슬라 주가는 5월 말까지 약 61% 상승하기도 했다.
테슬라 로보택시/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시범 운행 이후 연이어 발생한 주행 오류 사례와 주가 변동은, 완전자율주행 기술이 아직도 많은 검증을 거쳐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기술 성능을 넘어, 소비자 신뢰와 안전성 확보가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핵심 과제임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